대통령은 한 명이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수백, 수천명입니다. 대통령 후보 곁을 밀착 보좌하고 유권자 표심 공략 전략을 짜는 참모부터 각 분야 정책을 발굴해 공약으로 가다듬는 전문가까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를 돕는 인사들을 소개하는 온라인 시리즈 기사를 연재합니다.
전략과 공보의 귀재...선대위 종합상황실 이끄는 강훈식 의원 [이재명의 사람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21대 대선에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정무적 판단이 뛰어난 당내 브레인으로 통한다. 계파 색채가 옅지만 주요 당직을 두루 지낸 건 전략적 판단이 뛰어다나고 인정받는 덕분이다.

강 의원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실무 총책임자로써 캠프 각 단위에서 올라오는 보고에 대해 발빠르게 가르마를 타고 정무적 판단을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강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전략기획위원장, 2020년 20대 총선 때 수석대변인, 2021년 대선경선기획단장으로 일한 당내 대표적인 전략과 공보의 귀재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경선승리 후 초기에는 정무조정실장을 맡았다. 정무적 보좌 능력을 인정받아 이 후보의 신뢰를 얻었고, 2021년 11월 당직 개편 때 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 복귀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 후보 대선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겸했다.

이 후보의 저돌적 ‘사이다 화법’은 매력 포인트로 꼽혔으나 실언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 때 걸어가면서 기자들이 질문하는 이른바 ‘백브리핑’을 못하게 한 것도 강 본부장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덕분에 실언을 줄이면서 차츰 지지율도 회복된 바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 의원이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이 후보에게 격의없이 과감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그런 강 의원의 성향을 이 후보가 좋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강 의원과 이 후보의 인연은 2022년 당대표 선거로 이어진다. 그동안 보좌하는 역할이었다면 잠시였지만 경쟁 상대로 맞붙었다. 강 의원이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대표 주자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 후보와 달리 ‘미래 리더십’을 부각했다. 당시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세 후보가 경쟁했다. “사당화된 정당은 안된다”고 외치던 다른 후보와 달리 강 의원은 적정한 선에서 이 후보의 강한 팬덤을 우려는 했지만 각을 세게 세우진 않았다. 강 의원은 당대표 선거 기간 도중 후보를 사퇴했다. 단일화를 위한 사퇴는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후보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되는 행보였다.

1999년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 의원은 2000년 신훈패션이라는 의류업체를 창업하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티셔츠를 제작했다. 배지를 달기 전만해도 그는 ‘손학규계’로 분류됐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선 손학규 캠프 기획팀장을 맡았고, 손학규 당대표 시절에는 정무특보를 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을 떠난 손학규 전 대표와 달리 민주당이 끝까지 남은 덕분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대표 등에게서 중용됐다.

30대 중반부터 과감히 총선에 도전했다. 18대 총선에서는 본선에서, 19대 총선에서는 경선에서 낙선했지만 삼수 끝에 2016년 고향 충남 아산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국회 연구모임인 유니콘팜을 주도적으로 결성해 이끌었다.

3선이 된 뒤에는 지역구 활동에 더 전념하는 분위기다. 청년 때부터 지역구에 도전한 덕분에 3선인데도 50대 초반이다. 정치권에서 비교적 젊은데 경험까지 풍부해 ‘충청의 맹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력한 충남지사 후보가 아니겠나”라는 말이 나온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
△1972년 충남 아산 △명석고 건국대 경영정보학과 △건국대 총학생회장 △제20·21·22대 국회의원(3선, 충남 아산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전략기획위원장·충남도당위원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최형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