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끝, 가성비 시작…경기침체 속 ‘합리적 숙소’ 인기 늘었다
경기 침체 속 고급호텔에 대한 수요가 줄고, 1~2성급 호텔이나 펜션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고급 호텔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아놀자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3~5성급 호텔, 리조트, 공유숙박 시설의 판매 가능한 객실당 매출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성급 호텔과 리조트의 매출 하락세가 컸다. 야놀자 리서치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이 고급 숙소 대신 가성비 숙소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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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줄어들면서 숙박업체의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 1분기 3~5성급 호텔의 평균 객단가(ADR)가 작년 동기 대비 모두 줄었고, 가격 하락에도 수요 회복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객실점유율(OCC)도 고급 숙소에서 하락률이 높았다. 5성급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급감했다. 반면 1~2성급 호텔은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이나 중소형 도시 지역의 고급 호텔 타격이 더 컸다. 4성급 호텔 객실당 매출은 서울(1.9%)과 부산(25.4%)의 경우 평균 객단가 상승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전라권(-25.2%), 강원(-14.4%) 등 대다수 지방에서는 객실당 매출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3성급은 하락 폭이 더 컸다. 제주(-31.5%), 부산(-21.2%) 등 주요 관광지역에서 객실당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반면 1~2성급은 객실당 매출이 전국 평균 8.2% 증가했다. 서울(17.4%)과 부산(27.2%)에서 평균 객단가, 객실점유율 모두 늘어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는 소비심리 회복, 정치적 안정에 힘입어 숙박업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지출전망CSI는 작년 12월 102에서 올해 1월 103으로 오른 데 이어 2월과 3월 각각 106, 104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인다. 여행비지출전망CSI 역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모두 88을 기록한 뒤 2월과 3월은 각각 91로 소폭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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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리서치는 "대통령 선거 전후 징검다리 연휴 역시 여행 수요를 촉진해 실적 개선에 추가적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13만 840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들이 묵을 만한 호텔은 부족하다. 팬데믹 기간 서울 도심 호텔들이 폐업했고, 신규 호텔은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JLL코리아는 "한국의 호텔 시장은 안정적인 관광 수요, 제한적인 공급, 우수한 운영 실적 및 활발한 투자 환경 등 견고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국내 정세로 인해 관광 및 호텔 시장 실적이 다소 부진했으나 올해 하반기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영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