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제공
LCK 제공
T1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T1은 지난 25일 열린 2025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정규 시즌 1라운드 디플러스 기아(DK)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 대 1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인 27일 열린 OK저축은행 브리온과의 대결에서 1 대 2로 패했다. 3위 팀에게 승리를 거둔 뒤 8위 팀에게 패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LCK는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프로 리그다.

T1은 이번 정규 시즌 내내 오락가락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성적도 4승 4패로 5위다. 50%의 승률로 아슬아슬하게 서부 끝자락을 지키고 있다. BNK 피어엑스에 이어 OK저축은행에도 일격을 당하며 MSI 선발전에도 못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전망도 나온다.

LCK는 올해부터 단일 시즌으로 통합됐다. 그러면서 기존 스프링 우승, 준우승 팀이 출전했던 국제 대회인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출전 팀을 정하기 위한 ‘로드 투 MSI’라는 선발전이 새로 생겼다. 1~2라운드 상위 6개 팀이 참가해 5전 3선승제로 대결을 펼친다. 현재 6위인 BNK는 4승으로 T1과 승수가 동일하다. 7위인 KT 롤스터, 8위인 OK저축은행 역시 3승 5패로 단 1승 차이에 불과하다.
T1에게 승리를 거둔 OK저축은행 브리온 선수들의 모습. 왼쪽부터 '폴루' 오동규, '하이프' 변정현, '클로저' 이주현, '함박' 함유진, '모건' 박루한. (LCK 제공)
T1에게 승리를 거둔 OK저축은행 브리온 선수들의 모습. 왼쪽부터 '폴루' 오동규, '하이프' 변정현, '클로저' 이주현, '함박' 함유진, '모건' 박루한. (LCK 제공)
‘럭비공 경기력’의 원인으로는 아직 부족한 팀 합이 꼽힌다. 원거리 딜러 주전 경쟁으로 로스터가 계속해서 바뀌면서 선수들 간의 호흡이 불안해졌다는 것이다. T1은 정규 시즌 1주 차에는 ‘구마유시’ 이민형을 기용했다. 이후 2주 차에는 ‘스매시’ 신금재가 출전했다. 3주 차에 접어들어 변화가 있었다. 지난 18일 BNK와의 경기에서 1, 2세트 신금재가 나와 1승 1패를 거둔 후 3세트 이민형이 등판해 패했다. 이후 지난주에는 이민형이 선발로 출전해 모든 경기를 치렀다.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에서 선수 1명이 바뀌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다. 선수마다 선호하는 챔피언과 타이밍 등이 달라 팀의 전략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T1의 경우도 신금재는 제리, 카이사 등 후반에 강력한 딜을 뿜어내는 캐리형 챔피언을 선호한다. 반면에 이민형은 진과 바루스 등 캐리력보다 라인전에 능한 챔피언을 주로 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LCK 정규 시즌은 이번 주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에 접어든다. 남은 경기는 단 10경기다. T1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지난주부터 이민형을 주전으로 기용하며 로스터를 고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은 경기 동안 T1이 팀 합을 끌어올려 흔들리는 경기력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T1은 다음 달 2일 DN 프릭스, 4일 KT 롤스터와 만난다. KT와는 LoL 파크를 떠나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홈커밍 데이’ 대결을 펼친다.

이주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