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선수단의 모습 (LCK 제공)
DRX 선수단의 모습 (LCK 제공)
'D가문 형제' DRX와 DNF(DN 프릭스)가 닮은 꼴 위기에 처했다. 두 팀은 현재 진행 중인 2025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정규 시즌에서 나란히 9위와 10위를 기록 중이다. LCK는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프로 리그다. 26일 경기에 나란히 출전하는 양 팀이 반등의 불씨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두 팀은 스토브리그부터 '닮은 꼴' 행보를 보였다. 기존 선수단 중 두 명만 유지한 채 새로운 선수들로 로스터를 꾸렸다. DRX는 '테디' 박진성과 '스펀지' 배영준에 더해 '리치' 이재원, '유칼' 손우현, '안딜' 문관빈 등을 영입했다. DNF는 ‘두두’ 이동주, ‘불독’ 이태영을 제외한 ‘표식’ 홍창현, ‘버서커’ 김민철, ‘라이프’ 김정민을 품었다. 이재원과 손우현, 김민철과 김정민 등 해외서 활동하던 선수를 영입한 것도 유사하다. 감독 역시 각각 '쏭' 김상수(DRX), '래피드 스타' 정민성(DNF)이 새롭게 지휘봉을 맡았다.

영입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DRX와 DNF가 최하위권에 있을 전력은 아니다. 먼저 DRX에 합류한 이재원은 과거 리그오브레전드와 유사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라는 e스포츠에서 프로로 활동했다. 당시 2연속 글로벌 파이널 우승 등 굵직한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선수로 꼽혔다. 손우현 또한 과거 KT 롤스터에서 LCK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높은 고점을 자랑하는 선수다. DNF에 합류한 홍창현은 지난 2022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월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철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북미 리그 클라우드 나인에서 활약하며 LCS 우승을 맛본 바 있다.
DN 프릭스 선수단의 모습 (LCK 제공)
DN 프릭스 선수단의 모습 (LCK 제공)
DRX와 DNF가 계속된 패배로 인해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면서 경기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LCK 관계자는 "지금 두 팀에게 필요한 건 미움받을 용기"라며 "적극적으로 팀적인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설령 패배하더라도 주도적인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두 팀 모두 아직 포기는 이르다. LCK는 올해부터 정규 시즌을 하나로 통합했다. 그러면서 운영 방식도 바뀌었다. 모든 팀이 각각 한 번씩 경기를 펼치는 1·2라운드와 달리 3~5라운드는 그룹 별로 나뉘어 경쟁을 펼친다. 1·2라운드 1~5위 팀이 레전드 그룹, 6~10위 팀이 라이즈 그룹에 배정돼 그룹 내에서만 경기가 펼쳐진다. 라이즈 그룹 1위부터 3위까지 총 3개 팀은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진출해 플레이오프(PO) 경쟁을 벌인다. 6위까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기존 방식보다 더 많은 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DRX와 DNF가 현재 부진하더라도 라이즈 그룹에서 반등에 성공할 경우 PO 진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DRX와 DNF는 잃을 게 없다. 지금 순위가 유지된다면 10개 팀 중 두 팀만 정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 아직 정규 시즌 1라운드도 채 끝나지 않았다. 좌절하기엔 남은 경기가 많다. 지금은 주저앉기보다 2022 월즈 우승을 달성했던 DRX의 '미라클 런', '광견'이라고 불리며 PO 진출에 성공했던 2024년 DNF(당시 광동 프릭스) 시절을 떠올리며 불씨를 살릴 때다.

이주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