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대한민국의 유구한 정신문화를 보존하고 계승·발전하는 데 중임을 맡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브랜드를 특허 등록함으로써 안동의 고유한 정신문화가 공식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2002년 개원한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8000여 명에 이르는 수료생을 배출했다. 고택과 함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하회마을과 선비정신의 표상인 서애 류성룡(1542~1607)을 배향하는 병산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다.

현대 사회에 올곧은 선비정신과 유교적 가치를 전파하는 안동, 한국 고유의 문화 자원과 함께 대한민국 미래 천년을 대비하는 신사업으로 안동은 다시 힘찬 달리기에 나섰다.

이하 권기창 안동시장과의 일문일답
권기창 안동시장이 하회탈을 들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사용되는 하회탈은 한국인의 미소를 상징하기도 한다(사진=이효태)
권기창 안동시장이 하회탈을 들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사용되는 하회탈은 한국인의 미소를 상징하기도 한다(사진=이효태)
Q 최근 안동이 새로운 기회의 도시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문화 특구, 기회발전 특구, 교육발전 특구로 지정되면서 대한민국 처음으로 3대 특구를 석권했습니다.
안동은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한국입니다. 안동에 있으면 유구한 한민족의 역사가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하회마을, 병산서원, 도산서원, 기록유산 등은 아시아태평양 문화 유산의 보고이자 자연사 박물관이죠. 대한민국 문화 특구는 전국 13개 지자체 중 경북에서 유일하게 안동이 지정되었습니다.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국비 100억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최대 20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전통적인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차원을 넘어 세계인이 주목하고 감동하는 콘텐츠로서 안동의 저력을 보여주려 합니다. ‘놀이로 즐거운 전통문화도시, 안동’이라는 비전 아래 안동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놀이문화로 재해석하고, 현대적 문화요소와 접목하여 안동만의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이에 원도심 유휴공간으로 남아 있는 중앙선 1942 안동역을 문화도시의 상징적 공간인 ‘문화도시 플랫폼’으로 조성하고 도심권에는 문화 놀이터, 비도심권에는 찾아가는 팝업 놀이터를 운영할 방침입니다. 경북 북부권의 유교, 문학, 인문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문화 협력사업, 문화상품 개발 및 공동 마케팅 사업을 추진하는 광역 연계형 사업도 활성화하여 북부권 11개 시군의 문화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광역문화거점으로서 선도적인 임무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Q 기회발전 특구 지정과 함께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할 특별한 사업도 흥미롭습니다.
안동시 풍산읍 경북바이오 2차 일반산업단지 내 7만 평 규모의 부지가 기회발전 특구로 지정되었으며, 이를 통해 신규 투자 유치가 촉진될 예정입니다. 지역 특화산업으로서 바이오, 백신 및 헴프(Hemp) 산업을 중심으로 앵커(anchor)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이 입주하여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이를 계기로 안동은 첨단 바이오 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헴프규제자유특구로서 국민적 공감을 형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헴프는 환각 성분인 THC가 0.3% 이하인 대마로 마리화나와 다릅니다. 파킨슨 질환, 알츠 하이머 치매, 난치성 질환 등을 고치는 건강 약품으로 양성화를 통해 수많은 사람을 구하고, 수출까지 이뤄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교육발전 특구는 지자체와 교육청, 대학, 기업, 공공기관이 협력하여 종합적인 정주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초석이 됩니다. 한마디로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안동에서 실현되는 것이죠. 2026년까지 3년간 90억 원의 재정 지원과 특례 제공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안동시는 이를 통해 공교육 혁신, 인재 양성, 일자 리 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지역 정주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자 교육지원청, 대학교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합니다. 현재 가톨릭상지대 내 돌봄지원센터를 구축했으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까지 맞춤형 K-인문교육과정 개발과 지역시설 활용 돌봄센터 운영 등을 대표사업으로 추진 중입니다.
 안동 걷기 여행길에서 만나는 도산서원.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안동의 대표적 서원 중 하나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안동 걷기 여행길에서 만나는 도산서원.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안동의 대표적 서원 중 하나다 (사진=한국관광공사)
Q 모교인 안동대학교에서 문화산업대학원 교수도 역임하셨습니다. 안동을 문화도시로 키우는 데 남다른 시선과 경험이 있을 줄로 압니다. ‘2026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안동이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습니다.
안동의 인문정신에 대한 가치 그리고 지역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2026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우리의 안녕한 동아시아’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평안이 머무는 곳, 마음이 쉬어가는 안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유와 성찰의 정신문화와 재미와 감동의 놀이문화, 이야기와 정성이 담긴 음식문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 는 문화 유산 등 4가지의 핵심 가치를 담았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어우러지 고, 모두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문화 공감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향후 동아시아 청소년 기후위기 대응 인문, 예술캠프, 동아시아 인문 가치포럼, 탈 전시 및 체험, 전통과 현대 퓨전음악 록 페 스티벌, 한·중·일 전통음식문화 체험, 경북 전통음식 페어, 동아시아 종이·문자 비엔날레, 한중일 청 년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안동을 대표하는 축제로 올해 29만 명이 다녀간 ‘2025 안동암산얼음축제’를 비롯해 ‘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안동암산얼음축제는 지난 1월 18일부터 26일까지 9일간 개최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이상 고온의 영향으로 축제가 취소되며 아쉬움을 느끼는 분이 많았습니다. 이에 올해 암산얼음축제는 축제장 규모도 확장하고 얼음 썰매와 스케이팅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신설해서 축제의 재미를 더하고자 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겨울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음식평가단을 운영했고, 바가지요금 방지를 위한 TF팀도 가동했죠. 그리고 식당 상가와 먹거리 부스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여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도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9일 동안 29만 명이 다녀가면서 경북 지역 겨울 축제 중 가장 많은 관광객 방문, 영남 지역 최대 겨울 축제로 기록되었습니다.
경북 지역 축제 중 가장 많은 방문객이 다녀간 '암산얼음축제'(사진=한국관광공사)
경북 지역 축제 중 가장 많은 방문객이 다녀간 '암산얼음축제'(사진=한국관광공사)
예정대로라면 5월 1일에서 6일 치러졌을 안동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는 안동에도 큰 피해를 남긴 대형 산불의 영향으로 취소되었습니다. 50년의 역사를 가진 안동민속축제가 전신이 된 축제로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의 민속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준비했었죠. 민속축제를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기에, 젊은 세대의 느낌을 담은 ‘힙한 민속’을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안동 차전장군노국공주 축제의 주요 행사로 안동의 차전놀이와 놋다리밟기가 있습니다. 참여 인원만 200명 이 넘는 대규모 민속놀이로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현재 산불피해를 복구하고, 이전과 같은 활력을 되찾기 위해 안동시와 시민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축제 취소로 인해 올해 안동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는 내년 봄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가는 축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안동에서 움트는 새 희망의 기운을 많은 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안동의 관광 명소가 많은데 그중 어디를 꼽으시는지요.
많은 국민이 걷기 여행에 관심이 많은 줄 압니다. 유유자적 걸으며 자연 풍광을 감상하고, 역사 유적지와 이웃과 교감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죠. 안동에도 걷기 여행길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도산서원의 퇴계예던길, 예끼마을의 선성수상길, 안동호반나들이길 코스인데, 특히 안동호에 놓인 선성수상길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수변 산책로입니다. 일몰 풍경이 장관이고, 인근에 선성현문화단지 한옥체험관도 자리하니 꼭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정상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