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링그룹 BI
케링그룹 BI
명품 브랜드 구찌의 모회사인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은 올해 1분기 매출이 38억8000만 유로(약 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그룹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구찌의 매출은 25%나 줄어 시장 예상치(-19%)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고 보도했다. 케링의 아시아 지역 매출은 중국 소비 시장의 침체로 25%나 감소했다. 서유럽과 북미에서도 각각 13%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링은 핵심 브랜드 구찌를 부활시키기 위해 최근 내부 인사를 새로운 디자인 총괄로 임명했다.
다만 외부 유명 인사를 영입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쳐 주가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산업이 직면한 거시 경제적 역풍을 극복하기 위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며 위기 극복 의지를 보였다.

구찌는 2015년 화려함을 추구하는 맥시멀리스트 성향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로 임명한 후 전성기를 누렸지만, 2020년대 들어 절제미를 강조하는 미니멀리즘으로 전환하면서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럭셔리 향수 크리드 및 발렌티노 인수 등을 통해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구찌의 타격이 워낙 크다는 게 럭셔리 업계의 시각이다.

명품 업계의 매출 저조는 케링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서 프랑스 '럭셔리 제국'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1분기 매출이 3% 감소했다고 밝혀 주가가 출렁였다. 프랑스 명품업계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할 경우 더 심한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