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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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서해안에서 올여름 첫 비브리오패혈증균(Vibrio vulnificus)이 검출되며 물놀이와 해산물 섭취가 늘어나는 시기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확인된 이번 검출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되며, 고위험군엔 더욱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23일 전북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전북 서해안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올해 처음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군산, 고창, 부안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비브리오 유행예측 감시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14일 채취한 해수에서 처음으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됐다.

이는 지난해 4월 23일 첫 검출된 것에 비해 일주일 정도 이른 시점이다. 연구원은 이 현상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일 때 잘 증식하는 특성으로 인해 검출 시기가 매년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주로 서해안 지역의 해수, 갯벌, 어패류에서 검출된다.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없으나, 간 질환자나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이 감염될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되어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위험한 질병이다.

감염 시 주요 증상으로는 평균 12~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오한, 혈압 저하,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나며, 증상 발생 24시간 내로 피부에 부종, 발적, 반상 출혈, 수포, 궤양 등의 피부병변이 발생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패류는 반드시 85도 이상에서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고, 5도 이하에서 저온 보관해야 하며, 해수에 손이나 피부 상처가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경식 전북보건환경연구원장은 "비브리오패혈증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연구원은 다가올 여름철을 대비하여 지속적인 감시를 통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며 도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청은 지난해 70대 여성이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숨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