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배터리 음극재 제조에 필요한 전단계 원료인 구형흑연을 생산하기로 했다. 중국에 100% 의존하던 구형흑연을 직접 생산해 배터리 원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 구형흑연 직접 생산…배터리 공급망 脫중국 본격 시작
포스코퓨처엠은 22일 이사회를 열어 구형흑연을 만드는 카본신소재주식회사(가칭)를 자회사로 설립하기로 했다. 생산공장 건설에 3961억원을 투입한다. 공장 입지는 아직 논의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직접 만든 구형흑연을 활용해 세종공장에서 음극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흑연은 에너지 용량이 크고 안정성이 우수해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광물이다. 배터리 음극재는 ‘천연흑연→구형흑연→음극재’의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광산에서 캐낸 천연흑연은 입자가 불규칙하고 불순물이 많아 배터리 음극재 재료로 바로 사용할 수 없다. 입자를 고르게 하기 위해 둥근 형태로 만들고 순도를 높인 구형흑연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은 구형흑연을 모두 중국에서 수입한다. 천연흑연을 중국에서 수입해 가공하거나 구형흑연을 들여와 음극재를 만드는 식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수출 제재 등에 국내 배터리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포스코퓨처엠이 수천억원을 투자해 중간 단계인 구형흑연부터 직접 생산하기로 한 이유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흑연의 공급망 다변화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호주 광산업체 시라리소시스와 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시라리소시스는 아프리카 모잠비크 발라마 광산에서 채굴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또 다른 천연 흑연 광산 투자처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중국 이외 국가에서 흑연을 수입해 국내에서 직접 구형흑연을 생산하면 배터리 탈중국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