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LVMH…에르메스에 처음 '명품 왕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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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7.8% 급락…에르메스에 시총 42억 유로 뒤처져
예상치 밑돈 LVMH 1분기 실적
中소비침체에 북미 매출도 꺾여
단일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달리
'명품 그룹' 만든 게 불황기 毒 돼
'트럼프 관세'에 떠는 명품업계
'유럽산 제품 20% 관세' 엄포에
리치몬트·케링, 투자의견 하향
업계, 공장 이전·가격 인상 검토
예상치 밑돈 LVMH 1분기 실적
中소비침체에 북미 매출도 꺾여
단일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달리
'명품 그룹' 만든 게 불황기 毒 돼
'트럼프 관세'에 떠는 명품업계
'유럽산 제품 20% 관세' 엄포에
리치몬트·케링, 투자의견 하향
업계, 공장 이전·가격 인상 검토

◇뒤바뀐 명품기업 시총 1·2위

이날 주가 급락은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LVMH의 지난 1분기 매출은 203억1100만유로로 전년 동기(206억9400만유로)에 비해 1.85% 감소했다. 월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212억유로를 크게 밑돌았다. 그룹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패션·가죽제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3.6% 줄어든 101억유로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북미와 일본은 각각 3%, 1% 줄었다. 유럽만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LVMH는 “중국의 경기 침체, 북미 시장 내 화장품 유통사의 할인 경쟁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LVMH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에 힘입어 명품기업 시총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중국 명품 수요가 늘며 2021년 유럽 기업 시총 1위에 올랐고, 2023년에는 유럽 기업 최초로 시총 4000억유로를 돌파했다. 그러나 명품 큰손인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시총이 고점(4948억유로) 대비 반토막 났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루카 솔카 애널리스트는 “에르메스는 단일 브랜드 에르메스의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은 데 비해 LVMH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낮은 브랜드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불황기에도 소비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이 열광하는 에르메스에 비해 타격이 큰 이유다.
◇美 관세에 수익성 악화 우려도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우려도 LVMH 주가를 끌어내린 배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산 제품에 2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호관세 우려에 글로벌 명품기업 주가는 최근 줄줄이 하락했다. LVMH는 1개월 사이 주가가 19.85% 급락했다. 전망이 비교적 나쁘지 않은 에르메스도 같은 기간 5.27% 하락했다. 이 밖에 프라다(-19.34%), 케링그룹(-25.45%), 버버리(-27.69%) 등도 주가가 크게 빠졌다.미국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명품 소비 시장이다. 2023년부터 중국 명품 소비가 꺾이자 명품업체들은 북미에서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미국에서의 수익성마저 악화할 위기에 놓였다.
월가에선 관세 여파로 명품 기업 실적이 크게 훼손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리치몬트와 케링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명품 업체들은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거나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VMH는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콜에서 “유럽에서 미국으로 일부 생산 물량을 옮길 것”이라며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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