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민족보다 밥에 진심인 한국인을 위해 현지인에게 직접 추천받은 맛집을 한데 모았습니다. 인기 메뉴부터 이용 꿀팁까지, 발품 팔아 수집한 알짜배기 정보를 공개합니다.
가평의 맛. 사진=박소윤
가평의 맛. 사진=박소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자연의 보고 가평. 여기에 서울, 강원과 근접한 지리적 특성이 더해져 가평만의 식문화가 발달했다. 전국 총생산량의 약 44%를 차지하는 가평 특산물 잣을 활용한 요리를 필두로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향토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

푸근한 맛이 그리울 때, 평화막국수

100% 메밀가루로 제면해 담백하고 구수한 평화막국수. 사진=박소윤
100% 메밀가루로 제면해 담백하고 구수한 평화막국수. 사진=박소윤
가평의 먹거리는 춘천의 맛과도 닮아있다. 북한강 줄기를 기준으로 두 지역이 나뉘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평에서도 강원도 지역 별미로 여겨지는 막국수를 쉽게 맛볼 수 있다. 북면에 자리한 평화막국수는 45년 전통을 자랑하는 노포다. 외관은 허름해 보이지만 그 맛은 상당하다.
쫀득한 메밀 전병은 가평의 대표 간식 중 하나다. 사진=박소윤
쫀득한 메밀 전병은 가평의 대표 간식 중 하나다. 사진=박소윤
막국수는 100% 메밀가루로 제면해 담백하고 소화에도 부담 없다. 짭짤한 메밀전병은 막국수와 떼어놓을 수 없는 단짝이다. 막국수의 슴슴한 맛을 빈틈없이 채워준다. 노부부 사장이 운영하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가짐은 필수다.

로컬 맛집을 찾는다면, 가평 가보자순대국밥

가평 가보자순대국밥의 순대찜.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사진=박소윤
가평 가보자순대국밥의 순대찜.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사진=박소윤
점심, 저녁이면 어김없이 북적이는 곳. 테이블 너머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주민들의 모습이 현지인 단골집임을 방증한다. 순대찜은 비주얼부터 압도적이다. 커다란 찜기 위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순대가 침샘을 자극한다. 돼지 창자로 만든 껍질은 쫄깃하고, 순대 속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고기, 야채, 당면이 듬뿍 들어 소시지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순댓국은 '특 사이즈를 시켰나' 착각할 만큼 건더기가 듬뿍 들었다. 순대, 머리 고기, 내장 모두 잡내 없이 고소하다. 해장에 제격인 얼큰이 순댓국에는 취향 따라 고추기름, 청양고추, 후추 등을 더해도 좋다.

달콤한 디저트로 기분 전환, 키지

가평 ‘빵지순례’ 필수 코스로 알려진 대형 카페도 가봄 직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빵을 선호한다면 키지를 추천한다. 매장에서 갓 구워낸 신선한 빵과 향긋한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좌) 우유 베이글, (우) 당근케이크. 사진=박소윤
(좌) 우유 베이글, (우) 당근케이크. 사진=박소윤
브리오슈, 잡곡, 밤, 찰현미옥수수 등 4종 식빵은 지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메뉴. 특히 브리오슈 식빵은 버터와 굵은 설탕이 듬뿍 들어 살짝 데워먹기만 해도 고소한 풍미가 폭발한다. 밀가루 없이 고온에서 짧게 구워낸 키지의 스테디셀러 바스크 치즈케이크부터 흙 당근과 호두, 크림치즈가 조화로운 당근케이크까지 라인업이 다채롭다.

흔한 잣 요리에 질렸다면, 명지쉼터가든

잣을 넣어 반죽한 면과 시원한 국물이 조화로운 잣해물짬뽕. 사진=박소윤
잣을 넣어 반죽한 면과 시원한 국물이 조화로운 잣해물짬뽕. 사진=박소윤
가평의 별미 잣 요리를 놓칠 수 없다. 명지쉼터가든은 가평 특산물인 잣을 활용한 잣곰탕, 특허받은 잣국수 등 다양한 요리를 낸다. 얼큰한 잣해물짬뽕은 잣을 넣어 반죽한 쫄깃한 면으로 요리한다. 고소한 면보다 더 놀라운 건 해물의 양. 게, 새우, 홍합, 오징어, 알 등 해산물을 아낌없이 넣어 해물탕에 가까운 깊은 맛을 선사한다.
가평의 별미인 잣이 듬뿔 들어간 잣곰탕. 사진=박소윤
가평의 별미인 잣이 듬뿔 들어간 잣곰탕. 사진=박소윤
잣곰탕의 깊은 맛은 장작불에서 온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뽀얀 곰탕 국물을 한참 우려낸다. 잣과 곰탕의 조합, 의외로 어울린다. 잣을 통째로 갈아 곰탕 국물 위에 얹은 메뉴로, 부드러운 맛이 배가된다. 기호에 따라 후추 등 양념을 추가해볼 것.

메밀의 고장과 평양의 만남, 가평냉면 부손 설악본점

평양냉면 본연의 맛을 즐기려면 식초와 겨자를 넣지 않고 맛보길 추천한다. 사진=박소윤
평양냉면 본연의 맛을 즐기려면 식초와 겨자를 넣지 않고 맛보길 추천한다. 사진=박소윤
오래된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메밀의 가치를 찾겠다는 임성태 한식 대가의 자부심이 깃든 집. 이곳의 메밀면은 맷돌로 저온에서 제분해 고유의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육수 또한 정성을 다해 뽑아낸다. 신선한 한돈과 한우를 72시간 동안 숙성해 만들어 깊은 고기 향이 살아있다. 본연의 맛을 즐기려면 식초와 겨자를 넣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100% 강원도 감자를 사용해 고소한 감자전. 사진=박소윤
100% 강원도 감자를 사용해 고소한 감자전. 사진=박소윤
쌀쌀한 날씨엔 따뜻한 국물과 밥이 어우러진 이북식 별미 평양온반이 제격이다. 100% 강원도 감자로 만든 감자전은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가평 잣막걸리와 궁합이 좋다.

가격은 가볍지만 맛은 가볍지 않은, 가평김밥

현지인에게도, 가평 연인산을 오르는 등반객에도 인기 만점인 김밥집. 소박한 규모지만, 2024년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외식업 김밥 부문에서 우수업체로 선정된 내공 있는 매장이다. 짭짤한 묵은지와 담백한 참치가 듬뿍 들어간 묵은지참치김밥, 유부와 진미채가 들어 씹는 재미가 있는 매운진미채김밥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가 인기다.
(상단) 묵은지참치김밥과 (하단) 기본 가평김밥. 사진=박소윤
(상단) 묵은지참치김밥과 (하단) 기본 가평김밥. 사진=박소윤
기본 김밥은 가평김밥이다. 여기서 햄과 맛살이 빠지면 야채김밥이다. 선호하지 않는 속 재료가 있다면 꼼꼼히 확인할 것. 매장에서 라면을 구입하면 셀프로 끓여 먹어야 한다. 노란 양은 냄비에서 팔팔 끓는 라면이 레트로한 분위기를 더한다.

함께 둘러보세요 - 쁘띠프랑스 & 이탈리아마을

이탈리아마을 입구. 사진=박소윤
이탈리아마을 입구. 사진=박소윤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이국적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는 곳. 새덕산 자락을 끼고 청평호를 따라 달리다 보면 파스텔톤 건물이 즐비한 쁘띠프랑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파리 남부 오를레앙을 본떠 만들어져 마을 곳곳에 사랑스러운 전원의 정취가 가득하다.

커다란 피노키오가 두 팔 벌려 환영 인사를 건네는 이탈리아마을이 바로 옆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랜드마크인 전망대에 오르면 오렌지색 지붕 사이로 반짝이는 청평호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