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5월 워런 퍼빗 벅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오른쪽). / 사진=연합AP
지난 2019년 5월 워런 퍼빗 벅셔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오른쪽). / 사진=연합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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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옳았다"…테슬라 급락할 때 '선방' 가치주로 머니무브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하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가치주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 기술주 ETF가 두 자릿수대 하락율을 보이는 동안 탄탄한 주가 방어력을 보여주면서다.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뱅가드 밸류'(VTV)에 올해 들어 64억5780만달러(약 9조4781억원)가 몰렸다. 지난해 1년 동안 이 ETF에 유입된 자금이 81억7000만달러인데 약 80%에 달하는 금액이 3개월여 만에 들어온 것이다. 특히 증시 변동성이 커진 이번달(40억5820만달러)에 자금 유입이 집중됐다. 지난달(12억6000만달러) 대비 순유입액이 3배로 뛰었다. 지난 19일에는 하루 동안에만 25억4270만달러가 유입돼며 작년 9월 18일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가치주 ETF에 뭉칫돈이 몰린 것은 시장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주가 방어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VTV는 벅셔해서웨이, JP모간체이스, 엑손모빌 등 주요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로,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2.43%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3.7%)와 나스닥100지수(-6.4%)가 하락하는 동안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벅셔해서웨이 클래스B는 이 기간 16.65% 오르며 기술주를 압도했다. 테슬라, 애플 등 주요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M7)을 담은 '라운드힐 매그니피센트7'(MAGS) ETF는 15.42%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 비교적 방어적 성격을 띄는 가치주 ETF 등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진 반면 가치주는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경기 방어적 성격을 띄는 가치주나 저변동 고배당주 등에 자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주 테마형 ETF 중에서는 소프트웨어 ETF를 중심으로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주요 소프트웨어 종목을 담은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IGV)에 올해 들어 19억822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반도체 관련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인 ‘반에크 세미컨덕터’(SMH)에서 같은 기간 10억9310만달러가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맹진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