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50층 대단지 뜬다…속도 내는 '대치미도' 재건축
3호선 대치역.학여울역 인접
수인분당선 가까워 '트리플 역세권'
42년만 3900가구 대단지 탈바꿈

"재건축 기간 단축해 분담금 최소"

"대치미도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학여울역이 근처에 있고, 수인분당선 개포동역까지 거리도 200m에 불과한 ‘트리플 역세권’입니다. 대치동 학원가가 인접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재건축 사업 기간을 단축해 분담금을 최소화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한유진 대치미도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대치미도' 아파트가 최고 50층, 3900여가구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에서 '대치미도 재건축 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대치미도는 현재 25개 동, 2436가구 규모다.

강남구 최초 신통기획 단지

1983년에 준공된 이 아파트는 2021년 강남구에서 최초로 신속통합기획대상지에 선정된 데 이어 2022년 신통기획이 확정됐다. 신통기획은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 인가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번 정비계획 결정에 따라 3914가구(공공주택 756가구 포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용적률은 299% 이하, 높이는 170m 이하(50층 이하)로 지어진다. 단지는 대치동 학교와 학원, 지하철역, 양재천변 등 주변 인프라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동 배치와 조경 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대치 미도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대치 미도아파트 전경. 사진=뉴스1
재건축을 통해 대곡초 인근에는 어린이공원, 양재천변에는 문화공원이 신설된다. 키즈카페, 노인요양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은 공공시설 간 연계성을 고려해 강남구민회관 남쪽에 조성할 예정이다. 영동대로변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치근린공원은 철거된다.

서울시는 또 양재천을 가로지르는 입체 보행로를 만들어 대치와 개포 생활권을 연결할 계획이다. 사회복지시설 지하에는 대치역 사거리 일대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빗물 저류조가 설치될 예정이다.
대치미도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제공
대치미도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대치미도 재건축 사업 정비계획안이 수정 가결됨에 따라 앞으로 대치 생활권 내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대치미도 재건축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치미도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올해 안에 추진위 구성을 끝내고, 내년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에 이어 2027년 분양 신청과 관리처분인가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2028년 이주·착공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대치동 재건축 단지 '속도'가 관건

대치동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최근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마, 선경, 개포우성1·2차, 쌍용1·2차 등이 주요 재건축 단지다. 도곡동 개포한신, 개포우성4차 등도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지난해 9월 25억원대에 거래된 쌍용1차 전용면적 96㎡는 올해 2월 29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우성1차 전용 137㎡는 지난달 50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한경DB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한경DB
대치동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 76㎡도 지난달 14일 28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은마아파트는 앞서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단지도 아니었지만 재건축 사업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유나 NH투자증권 부동산 책임연구원은 "대치동에서는 주로 중대형 가구 중심의 대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사업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건축 진행 속도에 따라 아파트 가격과 외부 유입 수요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