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 /사진=강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지난해 열린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 /사진=강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올 봄 예년보다 더디게 찾아오는 봄 날씨로 '봄꽃축제'를 치르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9일 전남 광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제24회 광양매화축제'가 개막했지만 매화의 개화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개막 당시 개화율인 30~40%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광양 매화마을은 해마다 이맘때쯤 백매화와 홍매화, 산수유 등 만개한 봄꽃들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기승을 부린 추위로 꽃들이 미처 피지 못했다.

지난 1일 개막한 경남 양산의 원동매화축제도 결국 '꽃 없는 꽃 축제'를 치렀다. 전남 순천시는 매화 축제 일정을 두 차례 연기한 끝에 지난 8일 개막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치른 서울 자치구들도 '비상'이 걸렸다.

2년 전 유독 빨리 피어버린 벚꽃에 서울은 물론 각 지자체들은 벚꽃이 다 지고 난 뒤 벚꽃 축제를 열었다. 이에 지난해 봄 자치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벚꽃축제 기간을 개화 예상 시기에 맞춰 약 일주일 가량 앞당겼는데, 꽃샘추위가 길어진 탓에 축제 기간 동안 꽃 자체를 구경하기 어려웠다.

올해도 서울 자치구들은 봄꽃 축제 날짜 선정에 고심 중이다. 지난달에만 북극한파가 두 차례나 닥쳤고, 이달 초에는 눈까지 내리는 등 추위가 좀처럼 가시질 않아서다.

서울의 봄을 상징하는 '여의도 봄꽃축제'를 여는 영등포구는 내달 2일로 축제 개막 날짜를 정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석촌호수 일대에서 벚꽃축제를 여는 송파구는 이번 축제 주제를 벚꽃에 한정하지 않았다.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