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목표주가 못 믿겠다" 볼멘소리…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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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는다. '오를만한 종목'의 목표주가를 선제적으로 올리는 대신 이미 오른 종목의 목표주가를 뒤따라서 올린다는 불만이 대표적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한 펀드매니저는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기업의 주가가 자신이 제시한 목표주가에 도달하면 목표주가를 올리거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려야 한다”며 “어쩔 수 없이 주가 상승에 뒤따라 목표주가를 올리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정 산업에 대해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섹터 애널리스트의 종목 분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보다는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에서 퀀트분석을 하는 이경수 연구원은 “2016년께부터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글로벌 자산 배분이 도입되면서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며 “애널리스트가 전망치를 올려도 거기에 반응해 주가를 끌어 올릴 수급 규모가 작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그러나 시장의 불만과 달리 애널리스트가 내놓는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는 여전히 효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 마켓PRO가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2021년 3월31일 이후 매 분기 실적 발표 기간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상향된 종목을 동일비중으로 리밸런싱하는 투자 전략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해 2월11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0.87%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7.06% 하락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다른 조건을 조합하면 수익률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며 “섹터 애널리스트가 후행적으로 목표주가를 올리는 사례를 걸러내기 위해 ‘낙폭 과대’라는 조건을 조합하라”고 조언했다.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크게 상향된 기업의 순위와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의 순위에 점수를 매겨 합산 점수가 높은 20개 종목을 실적시즌 종료일마다 리밸린싱(구성 종목 변경)하는 전략을 사용해 시뮬레이션한 누적 수익률은 5.99%(2021년 3월31~2025년 2월11일)였다. 단순히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상향된 종목들에 투자한 포트폴리오보다 5%포인트 가량 높은 성과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현재 시점에서 최근 한달동안 목표주가 컨센서스 상향폭과 주가 낙폭 과대의 순위에 점수를 매겨 상위 20개 종목을 추렸을 때 점수가 가장 높은 종목은 HD현대미포조선이다. 작년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후유증으로 최근 한달 동안은 21.56%나 조정받았다. 하지만 미국의 해양 경쟁력 회복 과정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HD현대미포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최근 한달 간 6.2% 상향됐다. 같은 맥락에서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한달동안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25.47%나 상향됐다.

SK하이닉스도 목표주가는 올랐지만, 주가는 하락한 종목으로 꼽혔다. 인공지능(AI) 테마의 대장주 격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독점 공급하다시피 하면서 작년에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올 들어 소폭 조정받았다. 하지만 조정받는 와중에도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5.28% 상향됐다. SK하이닉스와 함께 파크시스템스, 주성엔지니어링, ISC 등 AI와 관련된 반도체 소부장 종목도 순위권 안에 들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