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LG에너지솔루션 주가 어디로…전기차 캐즘에 트럼프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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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2차전지 업황 어려워

美 IRA 수정 방향에 주목
올 들어 6곳 증권사 목표가 하향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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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피해 가진 못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이번에 분기 적자를 낸 건 2021년 3분기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EV' 리콜에 따른 충당금을 적립한 이후 3년여만이죠. 증권가에선 미국 트럼프발(發) 전기차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올해 더욱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LG에너지솔루션은 2.79% 내린 34만8500원에 장을 끝냈습니다. 이틀 연속 내리며 주가가 6.69%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장중 고점(44만4000원) 대비 21.5% 떨어진 수준이죠.

3년만에 분기 적자전치가 캐즘 여파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적자 2255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수령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3773억원을 제외하면 6028억원의 적자를 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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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분기 실적을 포함하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5조6196억원과 5754억원입니다. 이는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24.1%, 영업익은 73.4% 감소한 수치죠. 미국에선 주요 고객사인 GM, 유럽에선 폭스바겐 등 현지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고, 중국에선 테슬라 전기차 재고가 쌓이는 등 악재가 겹친 여파죠.

올해 더 어려워美 트럼프 악재까지

올해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 투자자들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IRA 수정 방향에 주목합니다. 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자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합니다.

이와 별도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에 AMPC 혜택도 제공합니다. 배터리 셀의 경우 1kWh당 35달러의 세액공제가 적용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AMPC는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버팀목이 되고 있죠.

시장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IRA 수정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IRA 수정은 행정 명령만으로 가능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세액공제 혜택을 이전보다 줄일 가능성은 있죠.

구체적으로는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는 7500달러의 소비자 공제 자체를 줄이거나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 요건을 더 엄격히 적용해 보조금 대상 차량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미 전기차 캐즘으로 실적이 꺾인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큰 악재죠.

눈높이 낮추는 증권가

저가형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도래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엔드 배터리 개발에 집중한 반면 경쟁사 중국 기업들은 저가 전기차용 LFP 배터리 개발에 집중했죠.

최근 전기차 선두 주자인 테슬라뿐 아니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LFP 배터리 채택을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섰지만 제품·가격 경쟁력, 양산 기술 등 여러 면에서 중국 기업과 격차는 벌어질 대로 벌어졌단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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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자 증권가도 눈높이를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올 들어 6개 증권사가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삼성증권은 투자의견 중립(Hold)과 함께 목표가 41만원을 제시했죠. 올해 1분기에도 어려운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봤습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기대치를 추가 하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증권가가 예상한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9조6561억원과 2조4690억원입니다.

류은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