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단일화 22번 약속"…金 "입당 않고 자리 내놓으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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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덕수 2차 회동
韓 "내주 토론은 하지 말잔 얘기
오늘이라도 당장 담판 지어야"
金 "나라 구하려면 입당이 먼저
다 끝나고 나타나 청구서 내미나"
회동 전에도 기싸움 치열
金 "韓, 꽃가마 타야 입당하나"
韓 "金, 기본적인 예의도 없어"
金, 후보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
국힘 내홍 법적 공방으로 확대
◇韓 “국민의 명령” 金 “왜 입당 안했나”
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후보 간 공개 회동에서 한 후보 측은 11일 전 담판을 지어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는 국민이 원하고 명령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 22번이나 단일화를 하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만약 이것(단일화)을 제대로 못 해내면 솔직히 후보님이나 저나 속된말로 바로 가버린다”고 했다. 단일화를 오늘이라도 당장 하자고도 했다.반면 김 후보는 “저는 단일화를 늘 생각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정식 경선을 치르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입당도 안 하시면서 청구서를 내미느냐”, “선거운동 등록도 않는다는 것은 자리를 내놓으란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정말 나라가 어렵다면 권한대행 자리도 막중하다. 그럼 그걸 그만두고 나오실 땐 뭔가 상당한 정도의 준비가 있었을 것”이라며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밖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87일을 직무에서 배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한 번 하지 못했고, 관세 폭탄 (사태의) 방향도 잡지 못한 시기에 무책임하게 떨쳐버리고 대선에 나가는 게 국민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단일화가 잘되면 저는 즉각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동은 이례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됐다. 김 후보가 야외 카페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결과다. 두 후보가 회동하는 도중 지지자들이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당무우선권 발동하고 가처분 신청도
두 후보는 회동 전에도 기싸움을 벌였다. 김 후보는 아침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1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날 오후 6시 TV 토론 후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날 열린 관훈토론에서도 “(한 후보는) 단일화가 돼서 본인에게 ‘꽃가마’를 태워주면 입당하겠다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입당도, 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한 후보 측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어제 아무 대안을 가져오지도 않았다”며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한덕수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도 “토론 준비가 안 됐나. 여론조사에서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인가”라며 “단일화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갈등은 법정까지 이어졌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이날 김 후보와 원외 당협위원장 8명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을 열었다. 앞서 당협위원장들은 전당대회 및 전국위원회 개최를 막아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날은 김 후보가 “대통령 후보자 지위를 인정하라”며 추가로 냈다. 앞서 국민의힘은 8~11일 중 전국위원회, 10·11일 중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고 공고했다. 이 시점까지는 후보 단일화를 완료하겠다는 취지다. 법원은 9일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정소람/양현주/박주연 기자 ram@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