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8일 두 번째 회동

韓 "11일까지 단일화 진전 없으면
무소속 출마 안하겠다" 입장
金 "후보등록 생각 전혀 없는 분
누가 끌어넣었는지 유감" 불쾌감

회동 시간·장소 놓고도 신경전
후보등록 전까지 단일화 '불투명'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단일화는 후보 등록 마감일 4일 전인 7일까지 삐거덕거렸다. 두 후보는 이날 1시간15분가량 단독 회동을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두 후보는 8일 오후 4시 추가 회동을 하기로 했지만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일화 논의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진척이 없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오후 6시에 열린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회동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전날 밤 늦게서야 양 후보가 만나기로 합의했다. 어렵사리 성사된 회동이었지만 양측은 이날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대화도 계속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이날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미 있는 진척이 없어 안타깝다”며 “한 후보는 ‘모든 것을 당에 맡기겠다’는 말만 확고하고 반복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도 “특별히 합의된 사안은 없다”며 “단일화 문제는 국민의힘에 일임하고 결과에 승복한다는 기본 원칙도 그대로다”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회동에서 단일화 시한을 11일로 못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가 “11일까지 논의에 진전이 없으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했다는 게 김 후보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는 “이렇게 후보 등록 생각이 전혀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는지, 이 일을 누가 했는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차출론’을 띄운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의 회동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김 후보 측은 당 지도부와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김 후보 캠프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의원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해 황우여 당 선거관리위원장을 찾아가 내일부터 다시 후보 선출 절차를 진행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게 사실이라면 당이 원하는 대선 모습은 어떤 것인지 가슴이 찢어지는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취지가 상당 부분 왜곡돼 전달된 부분이 있다”며 “권 위원장이 선관위가 지금까지 기능을 하고 있으니 그 이후 진행될 부분을 준비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는 회동 전 기자회견에서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본선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단일화 최종 데드라인으로 꼽히는 투표용지 인쇄일(25일)까지 논의를 끌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후보가 회동 자리에서까지 ‘11일까지 단일화’라는 강수를 둔 것은 협상이 11일을 넘기면 한 후보로 단일화가 결정되더라도 ‘기호 2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소속 후보는 당의 선거 유세와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적 여건도 한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동을 마친 김 후보는 이날 밤 “한 후보에게 8일 오후 4시에 다시 회동하자”고 제안했다. 한 후보 측은 “최대한 기존 일정을 조정해 성실히 응하겠다”면서도 “김 후보가 정식 협의 없이 보도자료를 통해 내일 회동 시간을 통보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당 상임고문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유준상 전 의원은 단일화가 성사될 때까지 단식을 선언했다.

정상원/하지은/박주연 기자 top1@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