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코스피 시장의 상대적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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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코스피 시장의 상대적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
[마켓칼럼] 코스피 시장의 상대적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
박병창 교보증권 이사

한국 주식시장(코스피)의 상대 강세를 기대하는 이유

2024년 상반기 외국인들의 24조원 순매수로 코스피는 고점 2792까지 상승하였으나, 하반기엔 내수 경기 부진과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연말 2399까지 다시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하반기에만 23조원의 순매도 공세를 폈다. 2024년 하반기는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 우리가 참고하는 주요 시장들이 상승했고, 중국 마저 9월에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하며 반등했다. 그 기간 동안 코스피만이 약세를 지속하며 국내 시장 참여자들은 ‘국장 탈출은 지능순’ 이라는 자조적인 말마저 자연스러울 정도로 극도의 침체 분위기였다.

국내 경기의 저성장 진입, 무정책 대응, 정치적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들로 한국 시장의 상대 약세를 설명하였지만, 우리 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없애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상법, 자본시장법 개정 등의 논의와 함께 ‘한국 거버넌스포럼’에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불행히도 계엄이라는 연말 국내 정치적 이슈와 이후 지속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식 시장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올해 4월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경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한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한국의 성장은 부진한 내수가 지속되고 관세로 인한 수출 둔화로 제로 성장 또는 역성장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최근 들어 한국 시장의 강세 모멘텀을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그 점을 살펴보고 가능성과 시나리오별 투자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 주식 시장의 기대에는 ‘상대적 저평가 + 정치 리스크 해소 + 금리 인하 + 경기 부양 ( 정책 ) + 시장 친화적 정책 + 환율 하향 안정(외국인 유입 기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우리 시장이 하루 아침에 돌변하여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5월 또는 한두 달 과도기 후 한국 시장의 방향은 상향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상대적 저평가의 관점에서, 우리 시장의 저평가는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오랜 동안 우리 시장이 저평가 받았던 요인들을 제거하여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저평가라는 것은 그만큼 상승의 기회가 있다는 좋은 재료일 것이다. 글로벌 자금의 흐름은 고평가 된 자산에서 저평가된 자산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추종하며 이동하기 때문이다. 저평가 요인의 해소는 주요한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적 리스크의 측면에서도 점차 안정화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최악의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대통령 파면이 있었고 지금은 6월 3일 조기 대선 국면을 맞고 있다.

그사이 원화 환율은 글로벌 주요국 통화 대비 상대적으로 더 큰 약세 국면이었다. 경기 및 시장을 위한 정책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제 조기 대선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안정을 찾는다면 그동안 시행하지 못했던 경기 부양 및 시장 제도적 정책이 진행될 것이다.

추경으로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며(재정정책), 금리 인하도 이뤄질 것이다(금융완화 정책). 한국은행 총재는 5월 5일(현지시간) 밀라노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 "경기 상황에 따라 충분히 금리 낮출 것이다" "너무 치우친 결정 보다는, 외부 변화 보면서 시기를 조정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결국 제로 성장의 국면으로 접어든 경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다. 재정정책과 금융완화 정책이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식 시장은 호재의 구간으로 인식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역시 상반기 관세 정책으로 인한 충격을 준 후 감세, 금융 규제 완화, 금리 인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은 이미 금융완화 정책과 내수 부양 정책을 진행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예고를 하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보강과 경기 부양정책을 동시에 진행하는 동안의 주식 시장은 긍정적이다. 우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강하게 시장을 지배해 왔는데, 그마저 완화된다면 2024년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9개월 연속 순매도(약 39조원)를 지속했던 외국인들의 매도는 현저히 감소하거나 순매수로 전환될 것이다.

때마침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의 불규칙한 정책 결정, 트럼트와 연준의 갈등으로 미국 자산 및 달러 투자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있다. 이는 달러의 하향 안정 국면이 되며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의 기회가 된다.

지난 5월 2일 갑작스런 아시아 통화의 급격한 가치 상승으로의 변동성은 보이지 않는 정책 또는 수급의 흐름이 진행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변동성은 올해 하반기에도 종종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원화의 하향 안정(원화가치 상승)은 외국인 수급의 매수 전환을 유발할 것이다.

더불어 조기 대선 국면에서 2024년 강하게 대두되었던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관한 이슈들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민주당은 ‘상속세 – PBR 연동 법안’ 즉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대주주가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누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당성향이 35% 이상인 상장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은 분리과세 하고 상속세와 PBR을 연동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즉 상법 개정안 재추진과 함께,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며 자사주 소각 시 기업에는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 거버넌스포럼은 차기 정부에 7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 가치 개선을 위해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 및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자사주 소각 의무화(기존 보유분 즉시 소각, 향후 매입분 3개월 내 소각 △배당 소득 분리과세 도입 및 세율 인하 △자회사 상장 원칙적 금지 △집중 투표제 의무화 △상장사 모자회사 간, 계열사 간 합병 시 공정가치로 평가 △밸류업 계획 발표 및 실천을 모든 상장 기업에 의무화 등이다.

유례없는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국면에서 위기로 빠져들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 상승에 대해 개연성이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래의 정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미래의 변수를 반영하는 시황 판단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앞에서 열거한 여러 요인들이 우호적으로 된다면 그에 연동한 코스피의 강세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배당의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상속세 관련 이슈가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고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