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단기간에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에 이은 ‘글로벌 톱3’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재적소’와 ‘신상필벌’로 요약되는 투명한 인사 시스템이 있다. “국적, 성별, 학력에 관계없이 실력만 있으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정의선 회장의 인사 방침이 현대차그룹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고, 결과적으로 국내 고용과 투자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최근 기자와 만난 김혜인 현대차 HR본부장(부사장·사진)도 정 회장의 인사철학이 반영된 사례다. 현대차는 영국계 담배회사 BAT그룹에서 최고인사책임자(CHRO)로 일한 그를 지난해 1월 글로벌 임직원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혔다. 핵심 보직인 HR본부장에 여성이 임명된 건 그가 처음이었다. 파격 인사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호세 무뇨스 CEO)와 ‘첫 여성 사내이사’(진은숙 ICT담당 부사장)가 차례로 나왔다.
김 부사장은 “현대차는 100여 개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만큼 나라마다 일하는 방식과 문화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임직원들이 ‘현대 웨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추구하는 ‘글로벌 원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이 더 높아져도 그 뿌리인 국내 인재는 꾸준히 채용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사 키워드는 ‘글로벌 경험’과 ‘미래 모빌리티’라고 했다. 그는 “여러 나라를 경험해 본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며 “수소, 로보틱스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의 인재도 적극 채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