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차라리 실컷 쓰지 그러셨어요…'치매 머니' 154조원 쌓여 있다 [임현우의 경제V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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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르신 자산, GDP 6.4% 달해
고령 치매 환자의 자산을 뜻하는 이른바 '치매 머니'가 154조원에 이른다는 정부의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A씨 사례에서 보듯, 인지 기능이 약해진 치매 환자들은 자기 재산을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대 건강금융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고령 치매 환자 자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인구의 2.4%인 치매 어르신이 국내총생산(GDP)의 6.4%에 맞먹는 자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치매 환자는 2023년 기준 124만398명이고, 이 중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61.6%인 76만4689명이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자산을 모두 더하면 153조5416억원으로 파악됐다. 치매 머니에는 부동산(113조7959억원)이 가장 큰 비중(71.4%)을 차지했으며 1인당 평균을 내면 2억원 정도였다.
저출산위는 "인구 대비 치매 머니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치매로 인한 자산 동결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 차원에서 치매 노인의 자산 규모를 따져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단은 2002년 이후 치매 진단을 받아 건강보험을 청구한 환자를 추려낸 다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한 소득·재산 자료를 활용해 이들의 총자산 규모를 분석했다. 금융소득 등 일부 자료는 완벽한 취합에 한계가 있어 실제보다 적게 추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치매 머니는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에서 생긴 말이다. 일본에서는 치매에 걸린 자산가가 급증하고 이들의 자산이 동결되면서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해 왔다. 일본의 치매 머니는 2030년께 수천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런 규모의 돈이 돌지 못하면 경기가 활력을 잃게 된다. 또 신탁, 후견인 등의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자산을 처분할 방안이 마땅찮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어머니, 차라리 실컷 쓰지 그러셨어요…'치매 머니' 154조원 쌓여 있다 [임현우의 경제VOCA]](http://img.wvnryckg.shop/photo/202505/AA.40391611.1.jpg)
"2050년 치매 머니 488조원 달할 것"
한국은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조사단은 2050년이 되면 치매 환자가 396만7000명으로 늘면서 치매 머니도 지금보다 세 배 이상 불어난 48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 예상 GDP의 15.6%에 이르는 금액이다.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고령 치매 환자는 자산을 관리하지 못해 가족이나 제3자에 의한 무단 사용, 사기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했다. 저출산위는 앞으로 해마다 치매 머니 규모를 분석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임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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