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후위기 대응, 전쟁보다 저렴하다
지구는 갈수록 뜨거워지는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더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석연료 부활을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에너지·기후 정책 고문을 지낸 사울 그리피스는 저서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에서 “기후위기와의 싸움에서 2차 세계대전보다도 적은 비용으로 승리할 수 있다”며 전기화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을 역설한다. 저자는 화석연료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산업, 수송, 난방에 쓰이는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전기화의 당위성을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미국 에너지부와 계약을 맺고 수행한 연구 프로젝트에 따르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 비용은 화석연료의 지위를 위협할 정도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손실률도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에 비해 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소요된 비용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필요한 투자금을 비교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때 투입된 전시 자금이 39조달러인데, 미국이 탈탄소를 추진하는 데 드는 비용은 25조달러 이하라고 설명한다.

탈탄소화를 통한 수익 창출 가능성도 강조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의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하는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번영을 이룬 것처럼, 탈탄소화 노력 이후에도 미국은 세계에 솔루션을 수출함으로써 번영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전망이다.

허세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