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만기 도래를 앞둔 금융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연기 논란으로 금융사 자본성증권에 대한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8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사 자본성증권 규모는 총 3조8800억원이다. KB 신한 하나 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가 2조51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이번 롯데손보 사태로 금융사 자본성증권의 차환 발행 작업이 막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자본성증권 투자자는 콜옵션 행사 기간을 고려해 투자에 나선다. 자본성증권의 만기는 통상 10~30년으로 긴 편이지만 콜옵션을 행사하는 게 암묵적인 ‘룰’로 여겨진다. 매수자도 자본성증권 콜옵션 행사 시점에 맞춰 재투자 일정을 조정하는 편이다.

특히 일반 기업에 비해 금융사가 발행하는 자본성증권은 신뢰도가 더 높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해도 수요예측에서 목표 금액을 훌쩍 넘는 매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시장 신뢰가 훼손돼 투자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손보 소식이 퍼지자마자 금융사 자본성증권을 주로 매수하던 ‘채권 개미’의 문의가 쏟아졌다”며 “만기 도래 물량에 대비해 차환 발행을 준비하던 금융사들도 원점에서 수요 파악에 나섰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