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그룹 아라시 /사진=스타토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일본 그룹 아라시 /사진=스타토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일본 유명 아이돌 그룹 아라시가 내년 봄 콘서트 투어를 끝으로 활동을 접는다. 수십 년 간 정상급 인기를 누리며 J팝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팀이라 이들의 마지막 행보가 될 내년 콘서트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라시(오노 사토시, 사쿠라이 쇼, 아이바 마사키, 니노미야 가즈야, 마츠모토 준)는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팬사이트에 글을 올려 "다시 5명이 모여 내년 봄 콘서트 투어 개최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투어를 끝으로 아라시 활동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팬클럽 운영 또한 2026년 5월 말에 중단될 예정이다.

앞서 아라시는 2020년 12월 '휴식과 개인 활동'을 이유로 팀 활동 중단을 선언했었다. 이후 지난해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며 그룹명을 딴 독자 기획사 '아라시'를 설립해 팀 활동 복귀 기대감을 키웠으나,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멤버들은 1년 반정도 다섯 명이 모여 아라시로서 다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거듭했지만,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과 각자 상황이 달라져 간단히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1999년 데뷔한 아라시는 '폭풍'이라는 뜻의 팀명대로 일본에서 돌풍 급 인기를 누려왔다. 일본 유명 기획사 스타토엔터테인먼트(구 쟈니스)에서 제작했던 이들은 '아이돌 인기'에 불을 붙인 주역으로 일본에서는 '국민 그룹'으로 통했다. 일본 내 누적 음반 판매량은 5400만장 이상이며, 공식 팬클럽 회원 숫자는 300만명에 달한다. 오리콘 싱글 차트 최다 1위 기록을 세웠으며, 매년 연말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NHK TV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는 2009년부터 12년 연속 출연했다.

'26년 간 전성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미야기현에서 콘서트가 열릴 때는 숙박시설 부족과 교통 혼잡을 우려해 학회 모임이 연기되는 일이 있었다. 2018년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로도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투어는 총 51회 공연, 누적 관객 수 237만5000명으로 '일본 역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한 공연'으로 기록됐다. 이후 긴 활동 중단에 돌입했다.

활동 중단 시기에도 아라시를 기다리는 팬들의 염원은 컸다. 이에 해산 직전에 투어를 기획, 최대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계획이다. 아라시는 활동 중단 직전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퍼포먼스를 펼치지 못했다며 콘서트를 통해 팬들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 단계에서는 모든 것을 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내용이 결정되는 대로 수시로 알리겠다"고 전했다.

해산 전 마지막 활동이 될 투어 콘서트에는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20년 활동 중단을 발표했을 당시 아라시의 팬클럽 수는 240만명에서 250만명으로 10만명이 증가했다. 활동 중단을 앞두고 진행되는 대규모 돔 투어 응모 등을 위해 팬들이 유료 가입에 나선 영향이었다. 그룹 활동 중단 전 아라시를 보겠다는 팬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였는데, 이번 공연은 마지막 무대가 될 예정이라 더 많은 팬이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장식하고 싶어 할 것으로 보인다.

아라시의 투어 발표와 동시에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숙박·교통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아라시의 투어 일정을 수첩에 적어두는 것이 좋다. 호텔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아라시 콘서트 개최와 맞물려 일대 숙박과 교통, 식당 등의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어 미리 일정을 체크하는 게 좋다는 의미였다. 해당 글은 7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감을 얻었다.

국내 네티즌들도 "일본 여행 계획 중이면 투어 일정 뜨기 전에 호텔을 예약해야 한다", "그 기간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을 듯", "호텔 잘 구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 것"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