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속출하면서 투자자에게 건설사의 준공 책임을 확약한 부동산신탁사가 줄줄이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1년여간 투자자가 소송을 통해 청구한 손해배상액만 약 3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금융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 KB자산신탁, 우리자산신탁 등 국내 14개 부동산신탁사가 지금까지 ‘책임 준공’ 의무를 어겼다는 이유로 당한 소송만 13건(손해배상 청구액 3454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부터 1년여간 비슷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연이은 PF 사업 부실화와 건설사 도산으로 책임 준공 약속을 못 지키는 일이 늘자 신탁사에 “대신 원리금을 돌려달라”는 투자자의 요구가 빗발치면서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신탁사들이 패소해 투자자의 요구만큼 배상해야 한다면 현재 자기자본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