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사모대출 시장의 성장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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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삼성증권 채널솔루션전략팀 수석
최근 시장을 확장해가고 있는 PD(Private Debt, 사모대출) 시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모대출 전략은 간단히 말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펀드가 은행을 대신해 기업들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해주는 방식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보다 사모대출 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에 사모대출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 기준 463억달러 규모이던 사모대출펀드 규모는 2024년 9월 기준 1.7조달러 규모로 무려 35.6배 성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사모대체 전략 펀드 시장이 19.6배 가량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사모대출 시장의 성장은 말그대로 괄목할 만합니다. 그렇다면 사모대출 시장이 이렇게 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그 배경을 은행, 기업, 투자자 입장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은행 입장에서 보면, 계기는 2008년이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은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이 축소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0년 7월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은 총자산 500억달러 이상 중요 금융기관에 대해 규제·감독을 강화하고 스트레스테스트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이러한 규제 하에서 미국 투기등급 기업 대출(leveraged loan)중 은행의 비중은 1994년 70%에서 2010년 10%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까다로워진 은행의 대출 환경은 사모대출 펀드에게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모대출 펀드는 은행의 대출 심사기준에 미달한 중소·중견 기업에게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해주며 위축된 은행 대출을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빠른 성장을 구가하던 사모대출펀드 시장은, 2023년 SVB를 비롯한 미국 지방은행들의 파산 사태를 계기로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은행 규제가 더욱 강화되며, 기존 은행 대출을 사모대출로 차환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사모 대출은 채권 발행이나 은행 대출 대비 여러모로 유리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선 기존 은행 대출 대비, 사모 대출은 심사 프로세스가 매우 간소하여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용이했습니다. 또한 직접 대출 외에도 메자닌 금융, CB/BW 등 다양한 형태의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기업의 운영 상황과 자금 스케쥴에 맞게 대출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점이 있다 보니, 주로 은행 대출이나 채권 발행을 이용하던 글로벌 대기업들도 최근 사모 대출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케이스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들도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모대출 활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및 유동성 축소로 인해 신규 VC 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스타트업들이 사모대출을 대안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사모 대출은 기존과는 다른 위험과 수익을 제공하는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을 받아왔는데, 특히 글로벌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습니다.
사모대출 투자는 포트폴리오 분산효과 외에도, 낮은 부실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어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모 대출은 실물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는 케이스가 많았고, 필요할 경우 만기 연장 등 대출 조건 조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부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사모 대출 펀드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습니다. 사모 대출 펀드 내 개인투자자 비중은 2010년에는 0.7%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7.3%, 2023년에는 15.2%에 달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습니다.
여러 글로벌 금융기관도 빠르게 성장하는 사모 대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타 금융사와 협업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JP모건은 2021년 8월 사모대출 전담조직을 신설했고, 골드만삭스는 미들마켓·헤지펀드·초부유층 대상 직접대출(direct lending)을 확대하며 2030년까지 사모대출 운용자금을 300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피델리티는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대출 펀드 상품을 2023년부터 제공하기 시작했고, 블랙록 역시 2023년 6월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대출 펀드를 출시했습니다.
![[마켓칼럼] 사모대출 시장의 성장과 기회](http://img.wvnryckg.shop/photo/202505/01.40358597.1.jpg)
또한 제한적인 기회이긴 하지만, 국내 대형 중권사를 중심으로 하여 HNW 고객을 대상으로 글로벌 유수의 사모 대체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사모 대출 펀드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는 사모 대출 펀드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투자처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여러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대중성과 접근성을 높인 사모 대출 펀드 투자 방법을 개발하고 있어, 근시일내에 좀 더 편한 방법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생소한 투자처가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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