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구야권 의원들이 대만 유사시 개입하지 않을 것을 우리 정부에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발의한 데 대해 "그저 중국에 '셰셰(謝謝·고맙다는 뜻의 중국어)'하면 된다는 친중 사대 굴욕외교 노선의 극치"라고 30일 비판했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마디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결의안을 발의한 조국혁신당 의원은 '대만 불개입 결의안이 지금 시기에 꼭 필요한 대한민국 생존 선언'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생존 선언이 아니라 중국이 요구하지도 않는데 먼저 '삼배구고두례'를 하는 격"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하는 대한민국의 외교 원칙에도 어긋나고, 한미동맹의 가치와도 맞지 않는다"며 "국익을 해하는 이런 결의안에는 민주당 의원들도 동참했다. 지난해 12월 1차 탄핵소추안 때 야당 의원들이 '소위 가치 외교라는 미명하에 북·중·러를 적대시했다'는 황당한 탄핵 사유를 내세운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저는 찬성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렇게 위험한 친중 사대주의의 유령이 아직도 우리 국회를 떠돌고 있다. '중국에도 셰셰, 대만에도 셰셰'도 모자라서 이제는 아예 대놓고 '중국에만 셰셰' 하겠다는 나라 망치는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면서, 서서 죽겠다는 각오로 싸워서 이기겠다"고 했다.

앞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대만 유사시에 우리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불개입 결의안은 지금 시기에 꼭 필요한 대한민국 생존 선언"이라고 했다.

해당 결의안은 대한민국 정부가 대만 유사시에 군사적 자원이나 경제·정치적 수단은 물론 어떤 말과 행동으로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미국 정부에 한반도 방어를 목적으로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역외 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실천·제공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김 의원은 "미국과 일본이 동북아 전체를 하나의 전역(戰域)으로 묶고, 미국이 일본에 B-1B 전폭기를 전진 배치하며, 한국의 군산과 오산에 대규모 스텔스 전투기를 증강 배치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북한보다 대중국용이자 대만 유사시에 한국을 끌어들여 군사적 개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라면 안될 말"이라고 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결의안에는 민주당 최민희·고민정·권향엽·박정현·윤건영·이병진·이재강·임미애·장종태·정태호 의원, 혁신당 황운하·강경숙·김재원·박은정·백선희·서왕진·신장식·이해민·정춘생 의원, 진보당 윤종오·전종덕·정혜경 등 21명이 찬성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