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모습. 사진=한경DB
최근 한강 변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소 65층 이상의 초고층으로 계획되고 있습니다. 최근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도 조합원들이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65층 이상으로 개발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성수 1~4지구 모두 최고층이 65층 이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인접한 서울숲 인근 삼표레미콘 부지에는 77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곳에는 업무 및 문화 시설과 함께 주거시설도 포함되는데, 서울숲 중심부에 위치해 한강 변의 탁 트인 경관을 모두 조망할 수 있어 서울 내에서 다시 나오기 어려운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면, 같은 강북 한강 변 단지인 한남 재개발 지역은 남산 조망권 보호로 인해 건축할 수 있는 층수가 상당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한남5구역은 최고 23층, 한남2구역도 최고층은 14층입니다. 한남4구역도 22층 규모이며, 한남3구역도 최고층이 22층에 그칩니다. 다만 한남 재개발은 성수동, 서울숲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기에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른바 '강남권 한강 변 최고급 단지'라 불리는 곳들은 오히려 한강 조망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남향 배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거실이 아닌 주방 쪽에서 한강을 조망하는 구조가 많습니다. 평형이 넓은 일부 가구는 후면 발코니를 통해 한강을 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한강 조망권에 있어 강북이 더 유리합니다.
서울시가 2023년 공개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2023년 공개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서울시
예를 들어 잠실주공5단지나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거실에서 강남 도심이 보이는 구조입니다. 여의도 역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방향은 북쪽입니다. 여의도 내 초고층 빌딩에서도 주 조망 방향은 북쪽이기 때문에 고급 아파트들도 한강 조망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여의나루역 주변의 아파트들은 남쪽에 복도식 구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멋진 한강 조망을 확보하려면 강남보다 강북이 유리합니다. 국내 유수 부동산 디벨로퍼 회장들 역시 향후 자산 가치가 가장 크게 상승할 지역으로 성수동, 서울숲, 한남 재개발 지역을 꼽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기반 시설 정비까지 완료되면 3.3㎡당 시세가 2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주거단지 자체만으로 모든 가치가 결정되진 않습니다. 인근에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지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최근 성수동에는 크래프톤, 무신사, 젠틀몬스터 등 게임·IT 업계의 본사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젊은 인재들이 2호선 접근성과 저녁 시간의 F&B 인프라를 이유로 성수동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는 성수 1~4구역이 직주근접성을 갖추게 함과 동시에 한강 변과도 직접 연결되는 입지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강북강변도로 개발 방향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그래도 한강과 직접 마주한 입지는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콩의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도 바로 바다와 마주한 초고층 빌딩들의 불빛이 반사되면서 멋진 경관을 연출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서울 내에서 초고층으로 개발되면서 동시에 한강과 직접 마주하는 입지는 극히 드물며, 성수 1~4구역이 모두 65층 이상으로 개발된다면 이는 서울 최고의 입지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물론 압구정도 초고층 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야경은 서울숲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지역의 미래 가치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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