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돌파 시점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밀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른 여파로 한국의 1인당 GDP가 내년 대만에 역전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46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2년(3만4822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IMF는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7675달러로 전망했는데, 6개월 만에 8%나 떨어졌다

중장기 전망 시나리오도 하향 조정됐다. 최근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내년 3만5880달러, 2027년 3만7367달러, 2028년 3만8850달러 등 완만하게 성장해 2029년(4만341달러)에야 4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2027년 4만1031달러로 처음 4만 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에서 2년이나 후퇴한 것이다. 또 지난해 전망에서는 2029년 4만4347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망치가 약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만의 1인당 GDP가 올해 3만4426달러, 내년 3만6319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1인당 GDP 역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IMF가 전망한 대만의 1인당 GDP는 지난해 10월보다 낮아졌으나, 한국보다는 조정 폭이 작았다. 다만 2022년 1인당 GDP를 한국에 따라잡힌 일본의 상황은 2030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최근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글로벌 무역전쟁의 여파를 반영하면서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성장률은 2.0%에서 1.0%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시점은 앞으로 환율에 따라 가변적"이라면서도 "대만에 국민소득을 역전당할 것이라는 전망은 뼈아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