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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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한테 배신당했다"…친환경에너지에도 밀린 화석연료 ETF [맹진규의 글로벌 머니플로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시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던 미국 화석연료 관련주가 급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일 때부터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며 '액체 금'인 석유 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공언했으나 관세전쟁으로 오히려 국제 유가가 빠르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5일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DR S&P 미국 석유&가스 장비 및 서비스'(XES)는 올해 들어 24.93% 하락했다. 아크록, 베어커휴즈와 같은 주요 시추 기업 등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로, 같은 기간 S&P500지수(-6.43%)는 물론 친환경에너지 관련 ETF인 ‘인베스코 솔라’(TAN·-12.44%)보다도 저조한 성과를 냈다.

자금 유입 측면에서도 화석연료 ETF는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XLE)는 최근 3개월 동안 45억4760만달러(약 6조5353억원)가 순유출됐다. 이 기간 동안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순유출금액 1위였다.

미국 화석연료 관련주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국제 원유 가격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연초 80달러선을 넘보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관세전쟁이 불러온 경기침체 우려로 60달러대로 하락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산업 진흥 공약과 배치된다. 뉴욕타임즈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화석연료에도 영향을 미쳐 유정을 굴착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와 가스 생산을 대폭 늘려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고 공약했으나 본인의 관세정책이 오히려 업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화석연료 업체들이 채굴 및 생산을 위해 수입하는 자재 비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석연료 종목 가운데에서는 킨더모건 등 글로벌 수요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관련주가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맹진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