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원룸 투자, 日 샐러리맨에게 '불가능한 꿈' 된 이유 [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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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특히 중심 5개구(C5W) 평균 임대료는 7분기 연속 상승하며 1㎡당 5524엔(약 5만524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5.2%, 전년 동기 대비 9.9%의 상승률이 반영된 수치입니다. C5W 내 미나토구는 직전 분기 대비 8.0% 상승하며 두드러진 성장세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세입자들의 임대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같은 상승 배경에는 일본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과거 장기 불황기 동안 ‘원룸 맨션’이라고 불리는 소형 콘도는 샐러리맨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았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임대 수익을 창출하고 은퇴 후 고정 수입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이 투자 전략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입니다. 수십년간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금리 인상기로 전환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과 관리비 상승이 더해지며, 원룸 콘도는 더 이상 샐러리맨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분석가 마사노리 코다는 닛케이아시아 인터뷰에서 “젊은 층, 특히 샐러리맨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은행들도 이들에게 대출을 꺼리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3년 전까지만 해도 매수자가 있었지만, 원룸 콘도 가격 급등으로 수익률이 낮아져 매력이 사라졌습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도쿄 부동산 시장은 부유한 일본인, 아시아계 투자자,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젊은 투자자 중에서는 외국계 기업 고소득자 일부만이 시장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도쿄 칸테이에 따르면 2023년 신축 원룸 콘도 평균 가격은 3286만엔(약 3억2800만원)으로, 2004년 2179만엔(약 2억 1700만원) 대비 50% 상승했습니다. 중고 콘도는 2023년 평균 1602만엔(약 1억6000만원)으로 2004년 대비 72% 급등했습니다.
반면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입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2023년 신축 원룸 아파트 수익률은 3.37%에 그쳤습니다. 2014년 3.98% 대비 0.61%포인트 하락했고, 중고 아파트는 5.66%로 2014년 7.39% 대비 1.73%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일본 정부의 경제 정책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정부는 저축 대신 투자를 장려하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개정해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출산, 자녀 교육 등 큰 비용을 NISA로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앞으로 도쿄와 오사카 임대 시장은 외국인 수요 증가로 강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2024년 도쿄 23구 순 인구 유입은 11만6000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입니다. 외국인들의 임대 선호도가 높아 수요 기반이 더욱 탄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 변화는 사회적 불평등을 키울 우려가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며 임대 의존도가 높아지고, 도심과 외곽 간 임대료 격차도 계속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디플레이션과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물가 및 임금이 오르는 환경에서 시장은 지속적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 누가 혜택을 누리고 누가 소외되는지는 일본 사회의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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