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관세 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 '큰 손'이 매수하는 종목은 향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있어서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무작정 추격 매수할 경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서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최근 'HD현대마린솔루션' 많이 담았다

최근 일주일 사이 외국인 지분율 높아진 종목. 자료=에프앤가이드
최근 일주일 사이 외국인 지분율 높아진 종목. 자료=에프앤가이드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거래일간 총 2조28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1분기 순매도액인 6조3054억원의 36.31%에 달하는 금액이다. 외국인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21일 31.61%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32.47%)과 비교하면 0.86%포인트, 1년 전(34.84%)와 비교하면 3.23%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외국인들은 단기 모멘텀이 있는 조선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4월11일~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 증가율이 1%포인트 이상 늘어난 종목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지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었다. 해당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4.76%에서 28.77%로 무려 24.01%포인트나 급등했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올해 1분기 HD현대마린솔루션을 각각 250억원, 100억원 순매수한 바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세 도입으로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을 보유 중인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올해 5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종목 조정을 앞두고 후보주로 거론되면서 수급 유입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MSCI지수에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HD현대마린엔진(지분율 1.26%포인트 증가)은 업황 개선세로 반사이익이 기대됨에 따라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환경 규제가 강해지면서 이중연료(Dual Fuel) 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의 쇼티지 현상(공급 부족 현상)으로 국내 기업들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에도 테마주 담는 외국인?

각종 테마주에도 수급이 몰리고 있다. 증권가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관련주로 알려진 평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2.19% 뛰었다. 계열사인 평화산업의 외인 지분율도 1.64%포인트 늘어났다. 평화홀딩스는 소음제어 전문기업이다. 평화사업은 자동차 및 일반산업용 방진부품, 호스부품 등을 제조하고 있다. 평화산업과 평화홀딩스는 비상장 자회사의 소재지가 김 장관의 고향 경북 영천과 같다는 이유로 김 장관 테마주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주가는 부진하다. 지난 5거래일 사이 평화홀딩스(-15.44%)와 평화산업(-22.64%)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남북 협력 테마주인 부산산업과 일신석재 역시 외인 지분율이 각각 1.87%포인트, 1.65%포인트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관련해 “우리는 어느 시점에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주목받았던 종목들이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북한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은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이 개인보다 나은 데다 운용 자금도 커 더 나은 수익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가에선 이런 테마주에 대해 '묻지마'식 추격 매수는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명확한 호재 없이 수급이 유입되는 종목은 일부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사례가 있어서다. 주식시장에선 외국인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국내 투자자인 '검은머리 외국인'의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검은머리 외국인'이란 서류상 외국 국적으로 가장해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높지 않은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외국인들의 지분율이 급격히 올라간 경우는 '검은머리 외국인'들의 개입이 이뤄진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모든 사례를 시세조종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