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 스카이라인에서 바라보는 후지산 풍경으로 도로 곳곳의 감상 포인트에는 간이 주차장이 있다. / JAPAN NOW
이즈 스카이라인에서 바라보는 후지산 풍경으로 도로 곳곳의 감상 포인트에는 간이 주차장이 있다. / JAPAN NOW
도쿄를 찾는 관광객가운데 온천이나 좀더 일본스러운 정취를 느끼고 싶을 때 추가로 방문하는 여행지가 하코네와 후지산이다. 특히 늦가을부터 초여름까지 뽐내는 눈 쌓인 후지산 풍경은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이즈스카이라인의 시작점에 있는 바이크파라다이스는 라이더의 쉼터는 물론이며 바이크를 대여해 이즈스카이라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JAPAN NOW
이즈스카이라인의 시작점에 있는 바이크파라다이스는 라이더의 쉼터는 물론이며 바이크를 대여해 이즈스카이라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JAPAN NOW

하코네와 후지산 인근 가와구치호에서 봤던 후지산풍경이 익숙해질 때쯤 일본 바이크 투어수요가 많아 도쿄를 포함한 관동지역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후지산 남쪽 이즈반도를 꼽는 현지인들의 추천을 받고 출장에 나섰다.
도쿄 도메이고속도로를 타고 오다와라로 빠져나와 13대째 운영중인(1881년) “하코네아마사케” 찻집에서 감주와 떡으로 간단한 식사를 했다. 하코네를 수없이 다녔어도 이 곳을 처음 와보게 된 이유는 1619년 하코네관소가 생기면서 4개의 찻집이 생겼는데 길이 좁고 코너가 많은 자동차가 없던 시절의 옛길로 이후 하코네 신도(국도)가 생겨 이제는 차량통행이 거의 없자 찻집이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은 1개소로 이 가게의 스토리를 아는 서양 관광객들이 트래킹 또는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찾아오는 열정에 감탄했다.
1881년 창업한 하코네 옛길의 '하코네 아마사케'찻집./JAPAN NOW
1881년 창업한 하코네 옛길의 '하코네 아마사케'찻집./JAPAN NOW

숙소는 하코네 또는 아타미 그리고 이즈반도 내 온천료칸 어디를 가도 무방하지만 일출도 보고 ‘일본의 나폴리’로 불리며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는 아타미 온천에서 숙박했다.
현지인들이 즐기는 곳이다 보니 하코네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

이튿날 아침 료칸을 출발해 반도의 등줄기와 다름없는 “이즈 스카이라인”에 올랐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에서 바라보는 후지산은 통행료가 아깝지 않았다. 특히 풍광 좋은 포인트마다 쉼터를 설치해 드라이버와 바이크 투어링을 하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신호등 없이 이즈반도를 관통할 수 있는 최적의 드라이브 코스
신호등 없이 이즈반도를 관통할 수 있는 최적의 드라이브 코스 "이즈스카이라인'. / JAPAN NOW
이즈반도는 시즈오카 현으로 반도를 한바퀴 돌다 보면 여러 각도에서 보이는 후지산의 다양한 자태가 매력이다. 또 유료도로인 ‘이즈스카이라인’은 신호등이 없는 능선 도로로 개방감이 좋다. 이 코스가 끝날 때 즈음 능선의 어느 쪽을 내려가도 해안도로가 나오는데 지형이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생각하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동해가 나오고 왼쪽으로 내려가면 서해가 나오는 이치라서 일정이나 시간을 보고 결정하면 된다.
이즈반도를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인
이즈반도를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인 "오누로산", 정상을 한바퀴 산책하며 후지산을 볼 수 있다. /JAPAN NOW

반도의 동쪽으로 내려가면 분화구가 있는 오무로산을 만난다. 나무한그루 없는 화산인 오무로산은 경사가 급해 리프트를 타고 올라야 한다.
산 정상 가운데는 분화구가 있어 관광객들이 활 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정상을 천천히 한바퀴 도는 것은 1시간 전후다.
날씨가 좋을 때면 정상에서 북쪽으로는 후지산과 그 뒤로 만년설이 병풍처럼 펼쳐진 나가노현의 미나미 알프스산도 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는 별장지인 단독주택과 태평양 바다 그리고 행정구역상 도쿄도인 몇 개의 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약 4천년 전 오무로산의 분화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닷물에 식어 형성된 '조가사키'해안은 오무로산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 JAPAN NOW
약 4천년 전 오무로산의 분화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닷물에 식어 형성된 '조가사키'해안은 오무로산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 JAPAN NOW

오무로산에서 내려와 조금만 달리면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조가사키 해안”이 나온다. 등대에서 절벽을 감상해도 좋고 출렁다리를 건너도 좋다.
반도의 품 안에 있는 따뜻한 바닷물과 태평양의 차가운 바닷물이 만나는 이곳은 생선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점심때가 되 무심코 들어간 작은 어촌마을 식당에서 ‘아지타다키’를 주문했다. 재료 본연의 맛이 충실해 일부러 지역 맛집을 검색해 찾아갈 필요가 없다.
점심 식사 후 귀경길은 서쪽의 무료 도로인 “니시이즈 스카이라인”을 탔다. 유료도로인 “이즈 스카이라인”에 비해 코스는 짧았지만 하늘과 맞닿을 것 같은 개방감과 풍경에 다수의 드라이브 여행자와 투어링 바이크가 요란한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반도의 양쪽 해안도로와 좌측의 “니스 스카이라인”, 우측의 “스카이라인”을 여행자의 일정에 맞게 조합하면 어느 루트를 선택해도 멋진 드라이브코스가 된다. 특히 도쿄 주변의 다른 관광지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라 차량정체 없이 쾌적하게 둘러보며 일본의 작은 어촌 마을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즈반도 어촌 마을에서 먹는 소박한 식사. 시즈오카현은 싱싱한 해산물로 유명하다. / JAPAN NOW
이즈반도 어촌 마을에서 먹는 소박한 식사. 시즈오카현은 싱싱한 해산물로 유명하다. / JAPAN NOW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보다는 프라이빗투어나 바이크 투어링으로 적극 추천하며 하코네온천과 더불어 아타미온천과 이즈반도 내 많은 료칸에서 온천을 즐기는 코스도 좋다.
[JAPAN NOW]후지산을 원없이 보는 드라이브 여행
글/사진=Cona Kim (일본 여행 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