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1분기 9조원 잃었다"…매도 리포트까지 나온 美 스트래티지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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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1분기 9조원 잃었다"…매도 리포트까지 나온 美 스트래티지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작년 한 해 500% 넘게 오른 ‘비트코인 큰손’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격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자 스트래티지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마켓PRO] "1분기 9조원 잃었다"…매도 리포트까지 나온 美 스트래티지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스트래티지 주가는 지난 세달 간 9.9% 떨어졌다. 연초 40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가 지난 8일 237.95달러까지 떨어지더니 9일에는 하루만에 24.7% 오른 296.86달러를 기록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꾸준히 우상향하던 작년과는 다른 분위기다.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치면서 떨어지면서 주가가 동반 추락했다.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3월 말 기준 52만8185개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400억달러(약 59조원)를 훌쩍 넘는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간 건 ‘관세 전쟁’ 탓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누적 1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나서자 중국 정부도 대미(對美) 관세를 84%까지 올렸다. 유럽연합(EU)도 15일부터 미국에 최고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증시가 불안해지자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심이 위축됐다.
[마켓PRO] "1분기 9조원 잃었다"…매도 리포트까지 나온 美 스트래티지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외신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하락으로 올해 1분기에만 59억1000만달러, 약 8조7800원의 미실현 손실을 봤다. 1분기에 총 8만715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는데, 문제는 평균 매수가격이다. 비트코인 한 개에 9만4922달러에 매수했는데, 이는 현재 가격대(10일 오전 기준 7시 기준 약 8만3000달러)를 훨씬 상회한다. 이에 스트래티지는 3월31일부터 4월4일까지 추가 비트코인 매수를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트코인 폭락에 대한 부담이 커진 스트래티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스트래티지는 보고서에서 “자산의 대부분이 비트코인에 집중돼 적시에 유리한 조건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비트코인을 매각해야 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원가 이하나 불리한 조건으로 매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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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도 스트래티지를 매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의 주식 분석·거래업체인 모네스 크레스피 하르트는 이달 초 스트래티지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 주가도 220달러로 낮췄다. 현재 주가보다 30%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스트래티지가 서학개미들의 선호 종목이었던 만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도 클 전망이다. 이달 7일 기준 스트래티지는 서학개미가 17번째로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이다. 석 달 전인 1월7일까지만 해도 14억6256만달러(약 2조1571억원)였던 주식 보관금액은 이달 7일 10억9713만달러(약 1조6181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양지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