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2분기 국내 채권시장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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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2분기 국내 채권시장 대응 전략](http://img.wvnryckg.shop/photo/202503/01.39687728.1.jpg)
![[마켓칼럼] 2분기 국내 채권시장 대응 전략](http://img.wvnryckg.shop/photo/202503/01.39889170.1.jpg)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국내 금리 추가 하락 제한
미 국채 10년 금리가 연 4%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국내 금리 하락 폭은 제한되고 있다. 최근 국고채 3년과 10년 금리는 각각 연 2.5%와 연 2.7%에서 하단이 막히는 모습이다. 국내 금리 하방 경직의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있다고 판단된다: ①2분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인하 여부 불확실함 ②미국 관세 부과 경계심 상존 ③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으로 추경 규모와 집행 시점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았음.현 시점 금통위 금리 인하 시점의 가장 큰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다. 환율이 현 수준인 1400원대 중반에서 가파르게 추가 상승하지 않을 경우 2분기 국내 금리 인하 시나리오는 여전히 기대 가능하다.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양호한 달러 수급 여건, 미국 인플레 둔화에 따른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회복 등에 달러환율 상승 압력은 완화될 전망이다. 미국 인플레 둔화 확인 및 국내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지속된다면 국내 금리도 재차 하향 안정되는 흐름을 예상한다.

Fed 금리 인하 기대 지속 전망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5월 FOMC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인플레 전망이 대폭 상향 조정됐고 연말 점도표 중간값(3.9%) 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전망한 위원들의 수는 4명에서 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정부 정책이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관세가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2분기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필자는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고용시장 둔화가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주거비 항목은 전년대비 4% 초반으로 하향 안정되고 있으며 선행 지표인 임대료 안정을 감안하면 조만간 팬데믹 이전 수준인 3%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CPI의 슈퍼코어 서비스를 구성하는 운송서비스 항목은 월간 변동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고 관세 불확실성에 악화된 소비 심리는 서비스 수요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3월 FOMC에서 올해 2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한 점도표 금리인하 경로는 유지됐지만 코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 전망의 중심 경향값(Central Tendency)는 2.7~3.0%로 12월(2.5~2.7%)에 비해 높아졌다. 작년 연간 평균 코어 PCE 인플레는 월 평균 +0.22~+0.23% 속도로 상승했다. 해당 속도로 연말까지 인플레가 상승할 경우 연준의 연말 물가 전망인 2.8%로 도달하게 된다. 일부 매파 위원들이 전망하는 경로는 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경로로 판단된다. 작년 상반기에는 1분기 인플레가 급등하면서 상반기 평균 전월 대비 0.27% 속도를 기록했다. 이 경우 연말 코어 인플레는 3%대로 높아지게 된다.
매파 위원들의 전망처럼 인플레 경로가 전월대비 +0.3%에 근접하는 속도를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베이지북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관세 부과에 대비해 가격을 인상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도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소비심리 부진 및 연초 소비 둔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부 부문의 고용 감축과 수요 감소에 따른 민간 부문의 고용시장 둔화도 디스인플레이션을 견인할 전망이다. 2분기에도 인플레 둔화 지속 및 경기 둔화 우려에 상반기 연준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되며 미 국채 금리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다.

4월초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시점
트럼프 정부는 3월 12일부터 모든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또 4월초 상호 관세 발표도 앞두고 있다. 이는 트럼프 1기보다 더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재 관세가 유예된 기간 중 캐나다와 멕시코는 마약 단속 강화, 국경방위군 설치 등 미국이 협상 조건으로 제시한 사항들을 이행 중이다. 트럼프 정부가 관세 카드에 대해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둔 만큼 미국의 관세율 및 부과 시점은 당초 발언과 달라질 여지가 있다.미국 상무부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알루미늄 소비에서 수입 의존도는 44%였다. 철강은 전체 사용량 중에서 자급 비율이 알루미늄보다는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두 품목은 자동차, 건설, 내구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기 때문에 수입산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전반적인 인플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적자 규모가 큰 국가부터 조사해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적자 상위 10개 국가로부터 미국의 수입 규모는 전체 연간 수입에서 67%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 및 품목에 따라 상호관세는 각각 다르게 책정될 수 있지만 현재 미국의 인플레 우려가 높은 점이 관세 부과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미국 소비지출 의존도가 적지 않은 수입 상위국가의 광범위한 품목들에 대해 고율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관세 불확실성과 인플레 부담 등에 연초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팬데믹 락다운 기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관세정책 경계심이 단기적으로 인플레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겠지만 최근 소비 수요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경험적으로 신규주문금액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소매판매 회복도 제한된 점을 감안하면 소비 둔화 흐름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미국 경기 둔화 흐름은 디스인플레이션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국내 금리 조정 시 매수 기회
최근 국내 경기선행 및 동행지수 흐름은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 둔화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건설업을 비롯해 전반적인 산업생산이 감소했고 수출 둔화를 감안하면 설비투자 증가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고용시장은 2018~19년 내수 둔화 국면과 비슷하게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18~19년 당시 코어 인플레는 1%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고용 둔화 흐름을 감안하면 내수 부양 및 낮은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낮은 실질 기준금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4월초 상호관세 가이드라인 확인 및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회복되며 금통위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 금리는 2분기 중 현재의 박스권 하단을 하회하며 하향 안정 흐름을 예상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관세 변화와 인플레 흐름, 국내 정치 이슈 전개 방향을 확인하며 금통위 금리 인하 기대가 조정되는 국면이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2분기 지표를 확인하며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될 것임을 감안해 금리 조정 국면에서 원화채권 듀레이션 확대 및 매수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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