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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대체 투자의 기회가 온다

블랙스톤, KKR, 칼라일 같은 회사의 이름을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언론 지면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세계 유수의 운용사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적인 자산운용사가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보다 특별한 자산과 전략을 활용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들 운용사의 '사모대체' 투자 전략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대체 투자는 사실 명확한 정의가 없습니다. 넓게 보면 '전통자산(주식, 채권 등) 이외의 자산에 대한 투자'로 볼 수 있는데요. 오늘 설명해 드릴 '사모대체' 투자는 크게 4가지 전략으로 구분됩니다. 바로 PE(Private Equity, 사모 주식), PD(Private Debt, 사모 대출), 부동산, 인프라입니다. 다소 생소할 수는 있지만, 그 규모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2024년 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 사모대체 투자 자산 규모는 16조8000억달러로, 미국 GDP(29조7000억달러)의 56%에 해당합니다. 지면 관계상 사모대체 투자의 모든 전략에 대해 말씀드릴 순 없지만, 가장 대표적인 전략인 PE 전략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PE(Private Equity) 투자전략

PE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장주식 투자와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흔히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주식을 사는 것과는 달리, PE는 보통 비상장 주식, 즉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지분에 투자합니다. 일반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자본 차익'입니다. PE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투자 기간과 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PE 투자의 대표적인 전략인 '바이아웃(Buyout)'은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가질 수 있는 유의미한 지분을 운용사가 인수한 후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이를 '밸류 크리에이션(Value Creation)'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상장 주식 투자가 '매수 후 보유' 전략이라면, 바이아웃 전략은 매수 후 단순 보유가 아니라 기업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비효율적인 조직을 개편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입니다. PE 내에서도 바이아웃 외에 다양한 전략이 있으며, 사모대출(PD), 부동산, 인프라 투자 전략도 존재합니다.

기관 투자자의 전유물에서 개인 투자자로

그동안 사모대체 투자는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연기금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유동성이 중요한 개인투자자와는 달리 굉장히 긴 호흡의 장기 투자가 가능하고, 막대한 자금력이 있기 때문에 긴 투자 기간이 요구되는 사모대체 투자에 적합했습니다. 하지만 기대 수명이 증가하는 반면 저출생으로 인해 근로 가능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연금 납입 대비 지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공적 연금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연기금의 투자 여력도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관투자자의 자금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모대체 운용사들은 '리테일 시장 공략'을 새로운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도 이미 몇 년 전부터 거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유수 운용사들의 사모대체 펀드 투자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투자 기회가 제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투자 기회가 좀 더 풍성해지리라 기대합니다. 초대형 사모대체 운용사인 아폴로(Apollo)는 전통 운용사인 SSGA와 손잡고 사모 대출에 일부 투자할 수 있는 ETF를 올해 2월 말에 상장했습니다. ETF를 통해 사모대체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은 사모대체 투자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입니다.

또한 KKR은 캐피털 그룹(Capital Group)과 함께 공모 시장과 사모 대체 시장에 동시에 투자하는 하이브리드 펀드를 개발 중입니다. 유럽계 사모대체 강자인 파트너스 그룹은 블랙록과 손잡고 개인고객 대상 사모대체 시장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사모대체 운용사들의 리테일 시장 공략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사모대체 투자는 이제 개인 투자자에게도 기회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정보와 접근성이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