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에선 더 못 사...우회투자라도" 외국인들 몰려간 KT [선한결의 이기업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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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에선 더 못 사...우회투자라도" 외국인들 몰려간 KT [선한결의 이기업왜이래]](http://img.wvnryckg.shop/photo/202503/01.39852759.1.png)
!["국장에선 더 못 사...우회투자라도" 외국인들 몰려간 KT [선한결의 이기업왜이래]](http://img.wvnryckg.shop/photo/202503/01.39863679.1.jpg)
국내 상장사 주식이 미국에선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이례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KT 얘기다. 외국인 지분 한도가 꽉 찬 상태라 국내 증시에선 KT 지분을 더 매수할 수 없게 된 외국인 투자자들이 KT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로 몰리는 분위기다.
뉴욕서 더 비싼 KT 주가…ADR이 본주 추월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의 ADR은 미국 뉴욕증시에서 국내 증시 본주 주가에 비해 약 5.3%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ADR은 미국에 본거지를 두지 않은 기업이라도 미국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될 수 있도록 미국 예탁기관이 발행하는 증서다. 한국 기업이 ADR을 발행하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본주를 사들이지 않아도 ADR을 통해 본주를 산 효과를 낼 수 있는 식이다.이날 KT는 전일대비 2.42% 오른 5만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뉴욕 증시 ADR 가치를 통해 본 KT의 주가는 이보다 높다. 전날 KT ADR은 뉴욕증시에서 18.38달러에 장을 마쳤다. KT ADR은 2주당 보통주 1주로 바꿀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이날 환율(달러당 1453원)을 적용하면 ADR 가치로 환산한 KT 1주의 가격은 약 5만3400원이 된다. 이날 KT 종가에 비해 5.3% 높다.
동종기업으로 비교해도 이례적인 일이다. SK텔레콤의 ADR은 전날 뉴욕증시에서 21.50달러에 거래됐다. 이 ADR은 보통주 1 대 ADR 1.8 비율로 발행됐다. ADR 가격을 바탕으로 환산한 SK텔레콤의 주가는 5만6240원이다. SK텔레콤의 이날 종가(5만6700원)에 비해 약 0.8%만 낮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인 비율 꽉 채워…외국인 투자 ADR로
이는 법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KT를 더이상 살 수 없게 된 외국인투자자들이 ADR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KT를 비롯한 국내 통신3사는 외국인의 총 지분율이 49%를 초과할 수 없다. 전기통신사업법이 통신서비스의 공공성 유지 등을 근거로 외국인 지분취득율을 제한하고 있어서다.KT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이 한도를 꽉 채운 상태다. 작년 11월6일 외국인 지분율이 49%를 찍은 이래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의 외국인비율은 42.26%, LG유플러스는 35.39%다.
한도 도달 시점 이전 두 달간 외국인투자자는 KT 주식 약 1820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대규모 주주환원정책을 가동하고 있는 와중 호실적이 예상되는 까닭에서다. KT는 올 상반기 중 서울 광진구 부동산 프로젝트와 관련한 일회성 수익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매출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5000억원 추가 효과가 있는 사업이다. 작년 인력 재배치로 인건비가 대폭 줄어든 것도 실적에 반영된다. 인공지능 기반 정보통신(AICT) 기업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 협력 성과 기대 등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ADR 차익거래 가능성은 아직…"외국인 매도 가능성 낮출 것"
통상 같은 자산에 대해 서로 다른 시장에서 가격이 다르면 차익거래가 일어난다. ADR이 한국 본주보다 5% 비싸다면, 외국인투자자가 본주를 ADR로 전환한 뒤 이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식이다.하지만 금투업계에선 외국인들이 차익거래를 벌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단 외국인 지분율이 꽉차있어 거래가 자유롭지 않다. KT 관계자는 "KT의 ADR과 한국 주식을 전환할 수 있으나 현재는 외국인 지분율이 최대치가 기보유 투자자만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투자자가 새로 본주를 사서 차익거래에 나서긴 어렵단 얘기다. ADR 시장은 유동성이 낮은 와중 주식 전환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 절차, 환율변동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차익거래를 쉽지 않게 하는 이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익거래 발생 구간이 KT의 주가 상승여력을 보여줄 수 있다"며 "외국인투자자들이 일정 수준만큼의 ADR 프리미엄을 견딘다면 KT의 주가가 ADR 프리미엄만큼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역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KT 본주에서 단기간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선 KT 주가상승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KT는 최근 2년간 총 주주이익환원 증가율이 90%에 달하는 반면, 같은 기간 주가상승폭은 50%에 불과했다”며 “현재 25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인 등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고, 높은 기대배당수익률에 따라 장기 일반 배당 투자가들의 꾸준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KT 주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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