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800원·아이스크림 400원…IPO 대박난 음료회사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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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그룹의 주가가 상장이후 90% 이상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초저가 음료를 판매하는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PO 대흥행...공모가 대비 94%↑

미쉐그룹 주가가 공모가 대비 94% 급등했다. 그래프=moomoo
미쉐그룹 주가가 공모가 대비 94% 급등했다. 그래프=moomoo
11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쉐그룹의 주가는 전날 10.82% 급등한 393.4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홍콩 증시에 입성한 이 기업은 상장이후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날 공모가(202.5홍콩달러) 대비 94.27%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483억홍콩달러(약 28조원)를 돌파했다. 동종 업계 기업들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등 부진했던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흥행 성적이다. 올해 상장 기업 가운데 독보적인 기업공개(IPO) 성과를 보였다.

1997년 설립된 미쉐그룹은 버블티·아이스크림 체인점인 '미쉐빙청'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 음료인 레모네이드를 800원, 아이스크림을 400원으로 책정하는 등 초저가 가격 정책을 내걸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수요로 최근 급성장했다. 소비 부진에 대응해 중국 당국의 강력한 내수 진작 정책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IPO를 진행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홍콩 개인투자자들이 IPO에 쏠리면서 공모주 청약을 위한 차익 대출 신청 규모가 사상 최대인 1조8000억홍콩달러(약 338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연매출 3.7조 넘어...불황 속 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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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빙청은 매장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총 4만6000개(지난해 말 기준)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체인점 맥도날드(4만3477개)와 스타벅스(4만199개)보다 매장 수가 더 많다. 아시아·호주 등 해외 11개국에 진출해 있다. 원자재 조달 비용을 업계 평균 대비 3분의 1로 줄이고 박리다매 전략으로 빠르게 사세를 키웠다. 중국 주요 레몬 생산 지역인 쓰촨성에 자체 공장을 건립해 레몬 구매 비용을 낮추는 식이다. 핵심 원재료는 100% 자체 조달하고 있다.

구매 수준이 낮은 3·4선 중소도시를 먼저 공략해 경쟁력을 키운 뒤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로 진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1선 도시 매장은 전체의 5% 미만이다. 눈사람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과 테마곡 등 지적재산권(IP)을 통한 팬층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음료 제조 과정을 공개하는 등 소비자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경기 불황 속에서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쉐빙청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86억6000만위안(3조7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주주 귀속 순이익은 45.2% 늘어난 34억9000만위안(약 7010억원)이다. 매출총이익률은 32.37%에 달한다. 지난해 판매한 음료는 90억잔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공급망 구축, IP 구축 및 홍보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