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트럼프가 불러온 최악의 2월"…美 주택건설주도 뚝뚝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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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트럼프가 불러온 최악의 2월"…美 주택건설주도 뚝뚝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미국 주택건설기업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당시 '주거비 안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이 무색하게 미 주택 건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다.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1위 주택 건설기업 D.R.호턴(티커명 DHI)은 지난 26일(현지시간) 2.7% 하락한 12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 새 12.71% 하락했다. 다른 주택건설 기업 주가도 일제히 우하향 중이다.

풀트그룹(PHM)은 같은 기간 11.52% 급락했고 레너(LEN)는 11.83% 하락했다. 럭셔리 주택 건설기업인 톨브라더스(TOL)는 139.91달러에서 114.6달러로 19.49% 떨어졌다. 상장지수펀드(ETF)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 주택 건설경기를 따라가는 ‘아이쉐어즈 미국 주택건설’ ETF의 가격은 111.45달러에서 99.78달러로 10% 가까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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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택 시장이 침체한 건 주택 건설 비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주택 구매 부담이 늘어나자 주택 수요가 급감했다. 최근 발표된 주택시장 지표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2월 주택시장지수(HMI)는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한 42로 집계됐다. 5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1월 주택 착공 건수도 136만6000채다. 예상치(140만채)를 밑돈다. 이 또한 전월보다 약 10% 줄어든 수치다.
최근 6개월 모기지 금리 추이
최근 6개월 모기지 금리 추이
주택 건설 비용을 끌어올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중국 등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하면서 목재, 철강, 시멘트 등 주택 건설에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이다. 트럼프발 관세 쇼크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점도 주택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지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탓이다. 지난 26일 발표된 미국 모기지은행협회 30년 모기지 금리는 6.88%다. 7%대였던 올해 초보다는 소폭 내렸지만,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부담을 낮추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마켓PRO] "트럼프가 불러온 최악의 2월"…美 주택건설주도 뚝뚝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으로 인건비 부담이 올라 주택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주택 건설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이민 노동자의 의존도가 높다. NAHB에 따르면 미국 건설 노동자의 25%가 이민자다.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일부 주의 이민자 비중은 40%를 웃돈다. 이민 노동자 공급이 줄어들면 건설 비용이 오르고, 이는 신규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지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