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캐리비안 크루즈가 보유한 크루즈선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가 보유한 크루즈선
여유 있는 은퇴 노인의 전유물이었던 크루즈 여행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까지 확산하면서 크루즈 관련기업이 호황을 맞았다. 세계적인 크루즈 운영사 중 하나인 미국의 '로얄캐리비안그룹(RCL)' 주가는 최근 1년간 112.96% 뛰었다. 엔비디아나 테슬라보다도 높은 상승률이다.

30일(현지시간) 크루즈 운영사 로얄캐리비안그룹은 2.12% 상승한 274.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년 전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카니발, 노르웨이크루즈도 1년 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크루즈 업계 1위인 카니발은 16.47달러에서 27.19달러로 69.46% 급등했다. 3위 업체인 노르웨이크루즈 역시 같은 기간 17.66달러에서 28.46달러로 61.16% 상승했다. 카니발·로알캐리비안그룹·노르웨이크루즈 등 상위 3개 크루즈 운영사는 전 세계 크루즈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가 보유한 크루즈선의 풀장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가 보유한 크루즈선의 풀장
코로나19로 침체기를 맞았던 크루즈 산업이 살아난 건 엔데믹으로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부터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 통계에 따르면 2021년 480만명에 그쳤던 크루즈 승객 수는 2023년 3170만명, 2024년 3470만명으로 폭증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2970만명) 수치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크루즈 여행이 일반 여행보다 저렴한 '가성비 여행'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크루즈 여행 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일반 여행보다 2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서는 크루즈 여행객의 나이대가 다양해지며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 고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엔데믹(코로나19의 풍토병화) 이후 MZ세대들로 고객층이 확장됐다. CLIA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크루즈 승객의 평균 연령은 점점 어려지고 있다. 2021년 49.1세에서 2022년 46세, 2023년에는 45.4세로 낮아졌다. '특별한 경험'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MZ세대들에게 크루즈 여행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크루즈 운영사들도 크루즈 내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선상파티·카약·와인 테이스팅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가 보유한 크루즈선 내부 스포츠 코트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가 보유한 크루즈선 내부 스포츠 코트
이들 크루즈 운영사의 매출은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로얄캐리비안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164억8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109억5100만달러)을 훨씬 웃돈다. 올해 실적은 작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얄캐리비안그룹은 "올해 크루즈 프로모션이 가장 활발한 웨이브(1~3월) 시즌의 예약률이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카니발도 지난해 전년 대비 15.8% 오른 250억2100달러의 매출을 냈다. 양지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