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원내행정국이 소속 의원들의 선거운동 활동 현황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개별 의원실에 보냈다. 중앙 선거대책위원회 내부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선거운동 홍보에 소극적인 현역 의원을 파악해 ‘명단’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이다. 소속 의원들은 "과도한 정보를 행정국이 요구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16일 한국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이날 각 의원실에 '제 21대 대선 국회의원 일일 선거 지원 활동 보고'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원내대표 명의로 작성된 해당 문서는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효율적인 대선 선거운동 운영과 유기적인 선대위 연계 활동을 위하여 '국회의원 일일 선거 지원 활동 보고'를 취합 받고자 한다"며 "취합된 자료는 선거운동 기간 중 전략분석, 선대위 운영계획을 결정하는 지표로 사용될 예정이며 선거 이후 국회의원 평가자료로 계량화할 예정이다"고 적혀있다. 향후 국회의원 공천에 이번 활동을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17일부터 시행되는 선거 지원 활동 보고는 선거운동 기간 중 매일 18~20시 사이에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의원들의 지원 활동을 당무, 유세, 방송 출연, 직능단체 활동 등으로 구분 짓고, 매시간 기록하도록 했다. SNS 계정 홍보 현황과 선대위에 파견된 의원실 보좌진도 제출받는다.

개별 의원들은 행정국의 이러한 공문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전국 당협위원장에게 선거 활동 보고를 받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개별 의원들의 SNS 계정을 전수 조사하는 것을 넘어 동선까지 보고하라니 황당하다"며 "선거운동을 이미 하고 있지만 과도한 요청에 응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원내대표가 사과도 없이 이런 식으로 한다는것 자체가 우리 당을 더욱더 분열시키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원내대표실도 아니고 사무처도 아닌 행정실이 권한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주연/정소람 기자 grumpy_cat@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