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선대위원장 홍준표"·洪 "사실 아냐"…해프닝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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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시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나는 이미 국민의힘에서 나왔고 이번 대선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며 "대선 후 돌아오겠다"고 적었다.
홍 전 시장 측 캠프 또한 공지를 통해 "김 후보가 상임선대위원장을 제안했지만 (홍 전 시장이) 맡지 않는다고 했다"며 "내일 예정대로 미국으로 출국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후보 캠프는 이날 오후 언론에 "오늘(9일) 김 후보는 홍 전 시장을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김 후보 캠프 측은 "홍 전 시장은 5월 10일 출국해 미국에 머무를 계획을 바꿔 김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상임선대위원장을 수락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캠프 측은 그러나 당사자인 홍 전 시장이 부인하는 상황 등이 벌어지자 단체대화방의 글을 삭제했다.
'홍 전 시장 선대위원장 임명' 발표 직후 '사실이 아니다'라는 보도가 나와 대혼란이 빚어지자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확인을 하는 기자에게 "우리가 맞을 거다. 후보한테 직접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가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결국 홍 전 시장의 선대위원장 임명 발표 보도는 10여분 만에 '오보'로 판명이 났다.
그렇다면 대선을 20여일 앞둔 이 중요한 시점에 이런 의사소통 오류가 있었던 것일까.
이어 "그러나 이후 홍 전 시장이 해당 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만큼 그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3 대통령 선거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나섰던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 결선에 출전하는 '최종 2인 선출'에서 탈락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뒤이어 홍 전 시장은 다음날(4월 30일) 국민의힘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또 홍 전 시장은 지난 5일 "인생 3막 구상을 위해 미국에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미국행을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 측이 현재 당과 불협화음을 내면서 마음이 급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앞서 홍 전 시장이 한덕수 예비 후보와 단일화 내홍을 겪는 김 후보를 향해 "지금 포기하면 바보"라는 등의 조언을 했던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시장은 지난 6일 "당이 억지로 대선 후보를 교체한다면 경선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 비용을 모두 변상해야 한다"며 "김문수 후보가 날 찾아온다면 만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김 후보가 당의 일방적 단일화 움직임에 반발해 '선거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에서 홍 전 시장의 적극적인 조언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8강, 4강, 결승 등 토너먼트를 통해 최종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선출된 김 후보는 이 과정에서 약 3억원을 기탁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017년 10월 당 대표할 때 당헌·당규의 당무 우선권 제도를 직접 만들기도 했기 때문에 "당무 우선권은 대선 후보의 전권 행사"라며 "당무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김 후보는 현재의 비대위 해체 권한도 있다"고 적극적으로 거론했다. 김 후보의 당무 우선권 행사를 침해하는 당 지도부의 행동에 제동을 걸 권한이 김 후보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5일 밤에도 김 후보와 전화 통화를 가졌으며 이때 "여기서 물러서면 바보"라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