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 건설에 활용된 케이슨이 경북 포항시 영일만에서 울릉도 울릉공항 건설현장으로 운송되고 있다. DL이앤씨 제공
울릉공항 건설에 활용된 케이슨이 경북 포항시 영일만에서 울릉도 울릉공항 건설현장으로 운송되고 있다. DL이앤씨 제공
경북 울릉군에 들어서는 울릉공항이 기초 공사를 시작한 지 약 3년 만에 전체 공정의 3분의 2가량을 마쳤다. 2028년 개항을 목표로 남은 공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울릉공항 활주로 기초공사(케이슨 설치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8일 밝혔다. 2022년 5월 첫 번째 케이슨 설치 작업을 마치고 약 3년 만에 총 30함의 케이슨 설치를 마친 것이다.

케이슨은 바닷속에 설치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이번 기초공사에 쓰인 케이슨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높이 28m, 너비 32m, 길이 38m에 달한다. 최대 중량은 1만6400t으로 중형차 1만여 대 무게와 맞먹는다.

울릉도에는 1200m 길이 활주로가 들어설 평지가 없다. 이에 케이슨을 활용해 바닷물을 막고, 케이슨 벽과 육지 사이에 토사를 채우는 방식(케이슨 공법)으로 활주로 기초공사를 한다. 공항 부지 인근 가두봉에서 깎아낸 토사와 암석으로 케이슨 안쪽을 채울 예정이다. 이 공법을 활용해 공항을 만드는 국내 첫 사례다.
경북 울릉군 울릉공항 건설현장에 케이슨이 설치되는 모습. 케이슨의 격자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DL이앤씨 제공
경북 울릉군 울릉공항 건설현장에 케이슨이 설치되는 모습. 케이슨의 격자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는 벌집 구조를 본떠 ‘파력 분산형 케이슨’을 만들었다. 울릉도처럼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는 파도가 밀려오면서 에너지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케이슨의 격자 구조가 파도의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를 낸다. 일부 케이슨은 곡선으로 설계해 파도에 대한 저항성을 한층 높였다. 이를 통해 200년 주기로 찾아오는 최고 파고(파도 높이) 22.6m까지 견딜 수 있다.

케이슨은 포항시 영일만에서 제작한 뒤 예인선을 이용해 울릉도까지 옮겼다.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거리는 약 210㎞다. 전체 케이슨 이동 거리는 6300㎞에 달했다. 운송 과정에서 케이슨 파손을 막기 위해 최소 5일간 파고가 1.5m 이하로 유지될 때만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공항은 울릉군 사동항 일대에 43만455㎡ 규모로 건설된다. DL이앤씨는 설계와 자재 조달, 시공 등을 총괄하는 턴키(일괄수주) 방식으로 이 사업을 수주했다. 총사업비는 6073억원이다. 2028년 공항 개항 땐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7시간에서 1시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현재 공정률은 61% 수준이다.

손주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