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못 막아 부도...동성제약, 결국 법정관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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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동성제약이 돌연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5번이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산업부 김수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동성제약의 회생신청이 갑작스럽게 진행된건가요?
<기자>
네, 어제 오후 동성제약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는게 알려지면서 주가도 하한가(2,780원)로 추락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장 마감 직전인 3시 19분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주식거래를 정지했습니다.
이후 동성제약은 공시를 통해 "이사회 결정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며 "경영정상화와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보전"을 신청사유로 밝혔습니다.
<앵커>
동성제약이 연매출 1천억원이 넘지 않는 소형 제약사지만, 지사제 '정로환'이나 염색약 '세븐에이트' 등으로 잘 알려진 기업인데요.
회생절차를 신청할 정도로 자금난이 심각한가요?
<기자>
최근 6년간 동성제약 영업이익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옵니다.
지난 2019년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까지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23년 뿐입니다. 6년간 5번이나 적자를 기록한 겁니다.
매출 정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 단기차입금 등 이자비용 증가, 지나친 전환사채 발행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같은 기간 매출을 살펴보면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는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주력 제품 매출도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염색약(세븐에이트·이지엔·허브)매출은 2022년 264억원에서 2023년 242억원, 2024년 256억원 선으로 줄었고요.
정로환의 경우 지난해 반기 기준 생산실적이 7억원 수준으로, 2023년 동기 20억원 대비 60% 이상 줄었습니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31억원에서 최근 325억원이 됐는데, 1년 이내 상환할 단기차입금만 66억원으로 현재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 27억원보다 많죠.
지난 2월에는 경영진이 연 8% 이자율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현금 유동비율을 살펴봐도 2019년 196%에서 지난해에는 88.57%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2024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채권,기타채권, 매출액은 줄었지만 재고자산이 늘었거든요. 악성재고가 쌓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어제였죠. 어음계좌에 잔액이 없어 약 1억원 상당의 1차 부도가 났고, 오늘 입금했다는 내용의 공시도 나온걸 보면 재무구조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정도는 아니다'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동성제약의 자산과 부채총계를 준비했는데 한 번 보시죠.
보통 부채가 자산보다 클 때 해당 절차를 밟는데, 살펴보면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상황이거든요.
<앵커>
이정도면 회생절차를 신청할 정도는 아닐수도 있단 거군요.
실제로 지금 동성제약은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있죠.
<기자>
회생신청 전날 이양구 동성제약 회장은 언론을 통해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로부터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리베이트와 관련한 오너리스크와 관련해 조카인 나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겼지만, 회사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지난 4월 21일 14.12%의 경영권 지분을 120억원에 마케팅 전문기업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백기사 만들기"라는게 이 회장 설명입니다.
이 회장은 '경영권 탈환'을 이야기하며 시중은행, 사모펀드, 개인 투자자 등을 통해 30% 이상의 우호 지분을 확보했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와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요.
여기에 나 대표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대응한겁니다.
법원이 절차 개시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모든 채무가 동결될 뿐 아니라 임시주총 소집도 불가능해지거든요. 시간을 벌 수 있는겁니다.
이 회장과 브랜드리팩터링은 오늘 신주상장금지 가처분으로 맞대응했습니다.
이 회장 측이 신주상장금지를 요청한 주식은 51만 8,537주로 지난달 16일 에스디에너지가 제3자 유상증자로 인수한 물량인데요.
지분 경쟁을 감안한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지분을 살펴보면 이 회장과 브랜드리팩터링이 15.6%, 나 대표가 12.8% 선이다보니, 전체 발행주식의 2% 수준인 유증 신주 지분이 나 대표 측으로 가는 걸 견제하는겁니다.
동성제약의 경영권 다툼은 법적소송으로 번지면서 더 커질 전망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수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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