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공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공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2차 단일화 회동'을 가졌으나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이 났다. 한 후보는 이 자리에서 단일화 담판을 짓자고 요청했고, 김 후보는 '왜 진작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 서재에서 2차 단일화 회동에 나섰다. 전날 저녁 가진 1차 회동이 빈손으로 끝난 뒤, 김 후보가 2차 회동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한 후보가 먼저 "국가가 누란의 위기"라며 "당장 오늘, 내일 결판을 내자. 어떤 경선 방식이든 다 좋다. 제발 '일주일 뒤' 이런 말은 하지 말자"고 운을 뗐다.

김 후보는 "저는 늘 단일화를 생각하고, 지금도 한 번도 안 한다고 한 적이 없었다"면서도 한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과 11일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어제 긴급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등록을 안 하겠다' 이래 버려서 저는 상당히 놀랐다"며 "출마를 결심하셨다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지향하는 방향으로 보니 여러 성격으로 볼 때 마땅한 것인데 왜 안 들어오시고 밖에 계시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후보님과 단일화가 잘 되면 즉각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며 "왜 (진작) 국민의힘에 안 들어오느냐 하는 건 정말 사소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한 번 못 하고, 이 위기에 처한 관세 폭탄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방향도 못 잡았다. 그런데 그 책임을 떨치고 '나는 대선이 더 중요하기에 나가겠다'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재차 당 경선 과정에 대해 언급하며 "저만이 아니라 다른 후보들도 다 돈을 1억씩 내고 (경선을) 통과하고, 또 1억 내고, 또 1억 내고 많은 과정을 거쳐서 여기에 왔다"며 "저는 국민의힘 경선을 다 거치고 돈을 다 내고 모든 절차를 따랐다. 근데 한 후보는 난데없이 나타나서 11일까지 경선을 완료하라고 말씀하시느냐"고 했다.

한 후보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이른) 시간에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나온 것"이라며 "어디 있다 지금 나타났냐는 건 전체적 상황을 조금 잘 못 보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이러한 입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결국 한 후보는 "많은 분이 계시는데, 제 입장도 분명하고 후보님 입장도 변경의 여지가 없지 않으냐. 오늘 모임은 이걸로 끝내는 게 어떻겠느냐"며 "우리 둘이 똑같은 얘기를 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회동의 끝을 알렸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