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1, 2위인 삼성·신한카드가 해외 결제 부문에서 현대·하나카드 뒤를 쫓고 있다. 전체 결제액으로는 삼성과 신한이 앞서지만, 해외 결제 부문에서는 현대와 하나가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결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 결제 시장을 둘러싼 카드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결제액 10% 이상 급증

"해외 카드결제 1위 조준"…삼성·신한 추격전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해외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개인·법인)은 총 6조4068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2.2% 증가했다. 체크카드 부문 해외 결제 실적 오름세가 돋보였다. 올해 1분기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조7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 급증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국내 카드업계 7위인 하나카드가 해외 결제 체크카드 부문에서는 1위에 올랐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7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점유율은 43.9%에 달한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연간 기준 2조6606억원의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트래블카드인 ‘트래블로그’를 선제적으로 선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래블로그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두 종류로 운영되지만,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의 발급 비중이 더 크다.

하나카드에 도전하는 다른 은행계 카드사들의 추격이 거세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체크카드 해외 이용금액이 2133억원에서 153% 불어난 541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해 하나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이어 KB국민카드(2275억원), 우리카드(188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용카드 부문도 각축

국내 3위인 현대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해외 신용카드 결제 부문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해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1조238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으로 해외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1조원대를 넘어선 건 현대카드가 처음이다. 점유율은 21.9% 수준이다. 일찌감치 애플페이를 도입한 효과로 분석된다.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88억원 줄어든 8366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개인 일시불 기준으로 하면 삼성카드(5960억원)가 신한카드(5450억원)를 제치고 현대카드(8808억원)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카드가 해외 결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해외 신용·체크카드 결제 실적 확대를 위한 카드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여행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서다. 비씨카드가 최근 트래블카드 시장에 참전한 게 대표적이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글로벌 결제 기업 비자, 외화 결제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내 외화 머니’를 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결제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해외 이용객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해외 결제 시장을 둘러싼 카드사 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현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