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고액자산가들이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한화오션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한국산업은행이 25년만에 한화오션 주식 매각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 중 평균 잔고가 10억원 이상인 이들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한화오션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83억2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28일 산업은행은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 19.5%(5973만8211주) 중 약 4.3%(1300만주)가 수요예측 대상이다. 산업은행은 일부를 먼저 매각하고 장기적으로는 나머지 지분도 전량 매각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2000년 출자전환을 통해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지분을 확보했고 2022년 한화그룹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긴 뒤에도 지분을 보유해왔다.
이 같은 소식에 전해지자 다음 거래일인 지난 29일 한화오션 주가는 12.09% 급락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지면서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저가매수할만 한 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주요 주주의 단계적 지분 출회는 투자 심리에 단기 부담 요인”이라면서도 “가파른 이익 개선 추세와 견조한 수주 환경, 미주 중심 상선·특수선 사업 확장 등 투자 포인트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주가 조정 시 비중 확대를 적극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순매수 2위는 한화솔루션이 차지했다. 40억20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최대 태양광 통합단지인 조지아주 ‘솔라허브’에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까지 현지 생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다. 관세 우려에서 자유롭다는 얘기다. 여기에 미국이 최근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통로인 동남아시아 4개국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 상계관세를 확정하면서 반사이익 기대도 커졌다.
이밖에 고액자산가들은 HK이노엔(24억4000만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억4000만원), 효성중공업(19억4000만원) 등을 사들였다. 심성미/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