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관세와 공매도를 뚫고 가는 한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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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관세와 공매도를 뚫고 가는 한국 증시](http://img.wvnryckg.shop/photo/202504/01.38959207.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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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관세 인상 후 일단 회생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발표한 상호 관세율은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예상은 평균 20% 수준으로 발표한 후 수개월의 협상을 통해 10% 내외의 최종 관세율로 확정되는 경로였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수입 물품의 24년도 실질 평균 유효 관세율을 2.5% 내외로 추정했는데, 10% 내외로 상승한다면 무난한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일단 부과되고 난 1년 후부터는, 인플레이션(전년 동기 대비로 산정)이 진정되고, 미국의 만성 무역 적자가 줄어들면서, 건강한 경제/주식시장 조정을 거친 후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현실은 EU 20%, 일본 24%, 한국 25%, 베트남 46%였다. 중국은 54%, 현재는 145%까지 올랐다. 주식 시장의 폭락은 불가피했다. 달러 인덱스와 미 장기 국채도 폭락했다. 트럼프는 급기야 90일 관세 유예를 발표했고 주식 시장은 반등했다.
인상적인 한국
주식 시장 움직임은 결정적인 순간에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하게 만들지만, 예술적인 선반영은 변하지 않았다. 실제 4월 주식 시장은 급락 후 반등하면서 미국 지수들은 거의 하락을 만회했다. 한국의 공매도 재개는 이전의 3차례와 유사하게 움직였는데 상반월 하락 후 반등이 매우 강했다.
4월 코스피 지수는 3%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7%나 폭등했다. 관세율 발표(4월 2일)와 공매도 재개(3월 31일)라는 2중 악재가 전달인 3월에 미리 반영되었고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섹터들의 1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치가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시총 상위를 점하는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시밀러, 자동차가 부진하면서 시총 비중이 적은 조선, 방산, K-푸드, 엔터, 증권, 신약, 미용기기 섹터가 풍선효과의 가장 큰 수혜를 받았다. 5월부터는 관세 협상의 전개와 이후 경기 하강에 대한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겠지만 트럼프 1기인 2018년과 유사하게 시간을 두고 상승하는 국면이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트럼프·연준 풋이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미국(Non-US)의 경기 부양 러시
트럼프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미국을 제외한 각국의 경기 회복 정책이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미 관세는 너무 높지만, 이른 협상이 굴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중국이 쉽게 협상 테이블로 다가서지 못하는 이유이다.
물론 미국의 1차 표적은 중국이다. 군사력, 경제력, 무역 적자 규모 면에서 중국은 제압해야 하고 시정해야 할 대상이다. 중국은 기존의 내수 부양책에 더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시행과 대외적인 정책 신뢰 회복을 통해 해외 기업들의 중국 투자와 실물 경제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유럽은 5차례 연속 정책 금리를 인하했고 추가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저점을 통과하고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한국도 집값 안정을 감안한 제한적인 금리 인하와 추경을 통해 경기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정책들이 비미국 증시의 상대적인 강세를 이끌고 있다. 연초 이후 독일 증시는 13% 상승, 한국 코스피 지수는 7% 상승 중이다.
반등 후 숨 고르기
미국 지수는 하락분의 반을 메꾸었고 한국 지수는 하락 폭의 70%를 회복했다. 한국이 빨리 회복한 이유는 작년의 저조함과 낮은 밸류에이션이 가장 크다. 외인이 올해 17조원을 폭풍 순매도한 반면, 연기금이 6조원, 기업(삼성전자, 금융사 등)이 자사주로 7조원 순매수했다.
이제부터는 변수가 너무 많다. 먼저 관세 협상의 전개 방향과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일본, 한국, 인도는 협상이 순조롭지만, 최종 관세율과 협상 종료 시점이 관심사이다. 영연방 국가들과 EU는 서두르지 않아도 결과는 좋을 것이다. 아마 10% 내외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동남아 국가들은 복잡하다. 베트남, 태국 등은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큰 데다 중국이 간접적으로 생산기지로 이용해 와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 원가 구조가 미국과 차이가 많아서 미국으로의 리쇼어링이 용이하지 않은 반면에 농산물과 가스 등의 대량 수입이 해법이다. 중국과 더불어 협상 기간이 길 수 있다.
다음은 미국의 경기 둔화다. 적당한 수준의 경기 둔화는 이미 시장에 많이 반영되었지만 높은 관세 부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리세션으로 전개된다면 시장은 본격적인 약세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트럼프가 리세션을 용인하지는 않겠지만 과정에서 한두 차례 협상용 위협 발언으로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어쩌면 트럼프는 리세션 직전의 미국 경제를 원하고 있을 수도 있다. 높아진 관세에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약한 수준에서 고용도 악화되면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국채 이자 부담이 완화되고 추가적 재정 적자 없이 개인 소득세/법인세 감세법(TCJA)을 다시 연장할 수 있다. 규제 완화가 더해지며 경기를 재도약 시키는 로드맵을 완성하는 것이다.
조선·방산/금융·내수/IT·반도체
1월에 선방한 반도체와 IT는 딥시크 충격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가 흐름이 매우 저조하다. 반면 관세와 무관한 조선과 방산은 1분기 실적이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상승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주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현저하다. 수급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조금 쉬어 가는 국면이 진행된 후 마지막 불꽃이 기대된다.
반도체 IT는 올 하반기 관세가 부과되고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을 미리 반영하면서 1월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하지만 경기가 크게 위축되지 않는다면 낙폭 과대를 배경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주가에 반영할 시기를 탐색하고 있다. 향후 5년간 데이터 센터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한편, 의외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것은 증권, 은행 섹터이다. 관세에 무관하고 이익 증가세가 돋보이며 대선 이후 상법 개정과 50%의 주주환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시세 분출이 향후 시금석이 될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주택 경기 활성화 정책이 필수적이다. 수년간 조용했던 건설주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5월 주식 전망
4월에 공매도가 재개되었고 외인들은 공매도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공매도의 약 85%는 외국인 몫이었다. 국내 개인, 기관, 법인들의 매수 동력은 상대적으로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한국 주식 시장이었다. 5월은 정상화 국면인데 과도한 외인 공매도의 진정이 예상되고 미과세에 대한 공포도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현재는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소강상태의 증시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관세 완화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1기에서 보여준 대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긴장을 간헐적으로 조성할 것이고 이때마다 시장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준 22배의 PER이 18배로 하락한 후 20배까지 반등했지만, 기업 이익도 상승세가 주춤한 환경 하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22배로 회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트럼프 풋, 연준 풋이 작동할 것이고 내년 11월 미 중간 선거를 기착점으로 꾸준한 상승을 지속할 것이다.
이 기간은 향후 약 18개월이고 이는 매일매일 시장에 임하는 투자가 입장에서 적지 않게 긴 기간이다. 속도를 고민하면서 실적 호전 기업과 저평가 기업에 집중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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