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미국 기준금리 인하되면 주가 상승 돋보일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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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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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Fed)을 향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 때문에 곤두박질친 주가수익비율(PER)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집계된 6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61.7%다. 한달 전의 67.3%와 비교하면 소폭 낮아졌지만, 현재와 같은 수준(4.25~4.5%)이 유지될 확률(36.1%)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7월 FOMC 회의 이후에도 미국 기준금리가 지금과 같을 확률은 8.5%로 집계됐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와 제조업 고용지수는 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과거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던 시기의 평균 ISM 제조업지수와 제조업고용지수는 각각 47.3과 43.7이었다. 올해 3월 발표치는 각각 49와 44.7이다. 다음달 1일 발표될 4월 데이터는 미국이 일으킨 관세 전쟁의 여파가 반영돼 3월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나증권은 내다봤다.

ISM이 발표하는 모든 지표들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의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때문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상호관세가 유예된 상황에서도 지표가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인한 심리 악화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최근의 주가 하락은 대부분 PER 하락으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PER은 기업이 창출하는 실적(펀더멘털) 대비 주가를 비교하는 지표다. 실적이 변하지 않았는데 주가가 하락해 PER이 낮아졌다면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악화된 투자심리 회복은 미 Fed의 기준금리 인하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이재만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는 PER 낙폭이 과대한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 마켓PRO는 최근 한달간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제시한 추정치를 바탕으로 한 12개월 선행 PER의 22일 집계치가 지난 2일 대비 낮아졌지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최근 한달 사이 상향된 21개 종목을 추렸다.

보통 컨센서스를 구할 때 석달간 제시된 추정치를 사용하지만,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받은 추정치가 반영되는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한달로 기간을 축소했다. 비교 대상 시기로 설정한 지난 2일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발표된 영향이 국내 증시에 반영되기 직전 시점이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추려진 종목 중 12개월 선행 PER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지난 2일 이후 주가가 108.18% 급등했지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30.34%나 상향돼 12개월 선행 PER이 오히려 130.34% 높아졌다.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해 뇌에 약물을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을 다국적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총액 4조1000억원 규모로 이전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실적 추정치와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다만 22일 기준 12개월 선행 PER이 246.62배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악화돼 향후 회복 가능성이 가장 크게 기대되는 종목은 SK하이닉스다. 주가가 12.18% 하락해 12개월 선행 PER이 기존 5.12배에서 4.23배로 17.42% 하향됐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 치킨게임을 벌이는 과정에서 엔비디아 제품의 중국 수출이 금지되자, 엔비디아로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 수출이 많은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오히려 4.3% 상향됐다.

SK하이닉스 지분을 20.07% 들고 있는 최대주주 SK스퀘어도 주가가 12.06% 하락해 12개월 선행 PER이 7.35% 하향됐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주가 낙폭은 6.46%에 그쳤고,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0.46%가 상향됐다. 이에 따라 12개월 선행 PER은 기존 11.95배에서 10.73배로 10.17% 낮아졌다. 지난 8일에 예상을 크게 웃도는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자 증권가가 잇따라 추정치를 올려잡았기 때문이다.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도 주가 변동보다는 실적 전망치 상향에 따른 PER 축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