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한 명이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수백, 수천명입니다. 대통령 후보 곁을 밀착 보좌하고 유권자 표심 공략 전략을 짜는 참모부터 각 분야 정책을 발굴해 공약으로 가다듬는 전문가까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를 돕는 인사들을 소개하는 온라인 시리즈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2년 9월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현지 보좌관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메시지에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2년 9월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현지 보좌관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메시지에는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관련 허위사실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고 적혀있다. 사진=한경D
김현지 보좌관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그룹인 '성남라인' 중에서도 핵심 인물이다. 일반 대중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이 전 대표가 "김 보좌관의 조언은 새겨 듣는다"고 할 정도로 강력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보좌관과 이 전 대표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보좌관이 대학 졸업 직후 이 전 대표가 1995년 창립한 시민단체 '성남시민모임'에 참여하면서다. 이 시민단체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로 이름을 바꾼 이후에도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이 전 대표와 인연을 쌓았다. 이 전 대표가 추진해 온 성남시립병원 건립에도 앞장섰다.

이 전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김 보좌관은 인수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다. 이후 2011년부터 7년간 성남시 지원을 받는 비영리단체 '성남의제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김 보좌관이 이 단체에 몸담은 전후로 성남시의 지원금액이 늘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0년 7510만원에 달했던 지원 규모는 김 보좌관이 합류한 직후 1억 2711만원으로 늘어났다.

2013년엔 당시 새누리당 소속 성남시 의원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 3만 3000개를 보낸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김 보좌관은 재판을 거쳐 최종적으로 벌금 15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선 이 전 대표 몸담았던 법무법인 새길 소속 변호인단의 도움을 받았다.

김 보좌관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8년 이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면서다. 김 보좌관은 경기도청 비서실 비서관으로 발탁돼 이 전 대표와 함께했다. 김 보좌관은 정진상 민주당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이 전 대표와 관련한 정무적 업무 전반을 담당했다. 2021년 이 전 대표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자 김 보좌관도 비서실에서 나와 대선 캠프에 합류한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 전 대표가 2022년 6월 인천 계양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자 김 보좌관도 21대 국회에 보좌관으로 들어왔다. 김 보좌관은 의원실에서도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며 '그림자 지원'을 이어갔다.

김 보좌관이 다시 시선을 끈 건 같은 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 전 대표와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에 노출되면서다. 김 보좌관이 이 전 대표에게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공표, 김문기를 모른다고 한 것과 관련한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보도됐다.

이듬해엔 이 전 대표의 재판 증인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검사가 이 전 대표에게 문자를 보낸 배경에 대해 묻자 김 보좌관은 "대답할 필요가 있냐"며 "통화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가에서는 김 보좌관이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핵심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 보좌관이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과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실무적인 논의를 항상 이어왔다"고 주장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김 보좌관은 22대 국회에서도 이 전 대표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김현지 보좌관
△출생 미상 △학력 미상 △성남시민모임·성남의제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 △경기도청 비서실 비서관(이재명 도정) △21·22대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

원종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