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유지할 것인가? 개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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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사례 1. 장기 근로자에 대한 우대
A회사는 장기 근속자에 대한 예우로 10년 단위 근속 시, 장려금을 지급해 왔다. 많지는 않지만, 회사는 10년, 20년, 30년, 40년 근속 시 근속 기념패와 장려금을 입사 일에 맞추어 본부장 또는 CEO가 직접 수여했다.
회사 건의함에 무급이라도 좋으니 장려금 대신에 쉴 수 있도록 휴가를 달라는 직원들의 요구가 있었다. 회사는 근로자 위원과 협의하여 장려금 대신에 장기 근속 리프레쉬 휴가제도를 마련했다. 이전 10년, 20년, 30년에게만 일부 지급하던 장려금 대신, 5년 차부터 매년 5년마다 특별휴가를 지원하게 하였다.
제도가 게시판을 통해 공개되자, 많은 직원들의 불만이 댓글에 달렸다. 기존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장려금을 달라. 장려금도 주고 휴가도 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주관부서장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사례 2. 주 40시간 유연근무제 실행
회사는 설립 이래, 월~금요일 9시 출근, 6시 퇴근 제도를 운영해 왔다. 여러 불편한 점이 있었다. 출근 시간이 임박하면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기가 어려워 지하 내려갔다가 타고 올라와야 했다. 12시 점심시간도 주변 식당이 붐벼 1시간 내에 식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6시 퇴근 시간 역시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육아 출퇴근도 큰 이슈가 되었다.
‘CEO와의 대화’ 시간에 직원들이 ‘주 40시간 자율 유연근무제도’를 건의했다. 평일 6시부터 출근 가능하고, 밤 11시까지는 퇴근하되, 매일 9시간 근무 후 퇴근하는 제도이다. 업무 협의 등을 위해 화~목요일은 11시부터 3시까지 근무 시간으로 하는 내용이었다.
CEO는 큰 고민 없이 그 자리에서 ‘주 40시간 자율 유연근무’를 승인한다고 하고, 인사팀에 다음 주부터 실행하라고 했다. 인사팀은 팀원들의 업무 협조와 근태관리 등을 위해 전주 목요일 다음 주 근무 계획을 작성하여 근무 현황 판에 기록하라고 했다.
제도 시행 1달이 지나지 않아, 금요일 직원 절반이 출근을 하지 않는다. 업무 협의가 되지 않는다는 말들이 많다. CEO도 긴급한 업무가 있어 담당자를 찾았으나 아직 출근 전이라는 말, 퇴근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금요일 오후, 사업과 매우 관련이 높은 외부 전문가를 어렵게 모셔 강당에서 특강이 있었다. 70명의 임직원 중 참석자는 5명에 불과했다. 초청한 담당자도 주 40시간 일했다고 출근하지 않은 상황이다. 팀장 이상 조직장들은 주 40시간 유연 근무가 회사를 망하게 한다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CEO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유지할 것인가? 개선할 것인가? 폐지할 것인가?
이전 회사에 근무할 때이다. CEO가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고, 도전하지 않는다며 원인이 무엇인가 파악해 보고하라고 했다. 각 본부별 과장급 1명을 선발하여 ‘전반적인 회사의 문제점 100가지를 선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멤버들은 본부별 문제점을 취합하고, 1박 2일 워크숍을 통해 100개 문제점과 우선순위를 정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10명의 멤버들과 함께 바로 CEO에게 보고했다.
CEO는 100가지 문제점과 우선순위 내용들을 살펴본 후 충격을 받은 듯하였다. 한참 고민을 한 후 10명의 멤버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대부분 심각하다고 답하였고, CEO는 이 멤버들에게 임시조직으로 6개월간 유지할 사항, 개선할 사항, 폐지할 사항을 정리해 추진하고 그 성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10명의 임시 조직 멤버들과 어떤 기준으로 유지, 개선, 폐지를 가져갈 것인가 논의했다.
결국 회사의 조직문화와 핵심가치, 현재와 미래 성장, 재무 영향도, 고객과 임직원의 기대를 기준으로 과제들을 분류하기로 했다.
조직문화, CEO와 조직장의 기대, 이익과 성장 관점에서 유지해야 할 모습은 다음과 같았다.
-사고와 의사결정이 합리적이다.
-행동이 적극적이며 도전적이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상호 배려하며 존중한다.
-협업을 중시하며 한 방향 정렬이 되어 팀워크를 중시한다.
-항상 현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개선하며 혁신한다.
-최고를 지향하며 열정을 다한다.
-열린 소통으로 벽 없고 즐거운 문화를 이끈다.
회사의 핵심가치인 신뢰, 창의, 도전, 탁월은 계승하고, 행동 특성을 구체화하여 내재화를 강화하는 방안을 설정했다. 사례 1의 장기 근로자 건은 장려금과 장기 근속 리프레쉬 휴가를 부여하는 것으로 했다.
개선 과제는 비전과 전략, 리더십 스타일, 제도와 문화, 일하는 방식, 근무 환경을 중심으로 현 상황과 바람직한 모습을 비교하여 중요도, 긴급도, 실행 가능도를 놓고 과제를 선정하고, 담당 부서를 정해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도록 했다. 사례 2의 주 40시간 유연 근무 제도는 출근 시간 7시~11시 이전으로만 하고, 평일 11~16시는 의무 근무시간, 주 52시간 이내 초과 근무시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였다.
폐지 과제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관행적으로 해온 일, 불편을 주는 제도, 가치가 떨어지거나 성과 없는 일을 정리하여 경영위원회를 통해 발표하여 승인을 받았다.
임시 조직 멤버들은 유지, 개선, 폐지해야 할 과제를 선정과 추진하는 과정에서 3가지 교훈을 배우게 되었다.
첫째, 경영층의 확고한 의지와 참여
둘째, 주관 부서의 지속적이고 계획적 기획, 실행, 점검과 피드백, 제도 개선 및 홍보
셋째, 현업 조직과 구성원의 참여가 한 박자가 되어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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